[전대길 CEO칼럼] 던바의 법칙(Dunbar’s Number) 
[전대길 CEO칼럼] 던바의 법칙(Dunbar’s Number)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10.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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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던바의 법칙(Dunbar’s Number)은 인간이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한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문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Robin Dunbar) 교수’가 제안한 이론이다. 

던바 교수는 영장류, 특히 원숭이와 침팬지의 사회적 관계를 연구하다가 그들의 사회적 관계와 대뇌 신피질의 크기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인간에게도 적용해 보았더니 인간이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숫자는 평균적으로 150명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 수치가 바로 '던바의 수(Dunbar's Number)'이다.  

던바의 법칙은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던바의 법칙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첫째, 인간관계의 범위이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발달한 현재 SNS를 통해 수천 명의 친구와 팔로워를 갖는 것이 일상사가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150명 내외라는 것이 던바의 주장이다.  

이 숫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연락하거나 안부를 물으며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의 범위를 의미한다. 던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도 사용자가 유지하는 진정한 관계의 수는 결국 150명 안팎으로 수렴한다. 

즉, 우리가 SNS에서 수백, 수천 명의 친구를 맺더라도 실제로 깊이 있는 교류를 나누는 친구는 한정적이다. 

둘째, 던바의 법칙은 조직 관리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던바 교수는 연구를 통해 집단을 관리하려면 150명이 넘는 규모가 되면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조직과 기업에서도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유명 브랜드 고어텍스의 고어 회사는 직원 수가 150명을 넘으면 별도의 사무실을 만드는 방식을 취했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그의 저서에서 고어 회사의 이 정책을 언급하며 던바의 법칙이 조직관리에 유용하게 적용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너무 많은 구성원이 한곳에 모여 있으면 상호작용이 복잡해지고, 소통의 질이 떨어져 효율성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셋째, 던바의 법칙은 진정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던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50명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는 우리가 신뢰할 수 있고 상호 간에 안부를 전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이다. 

페이스북 친구가 수천 명인 사람과 백 명인 사람 간에 진정한 친구 수가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은, 인간관계의 본질이 숫자보다는 관계의 깊이에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친밀한 친구와의 우정을 유지하는 것은 150명 중에서도 더 작은 20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처럼 던바의 법칙은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뇌의 크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조직관리,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네트워크 설계에 실질적인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던바의 법칙에 대한 도전도 있다. 예를 들어 인류학자 ‘러셀 버나드’와 ‘피터 킬링워스’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현장 조사를 했는데 평균 인맥 수를 290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던바의 수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이다. 

또한 자동차 판매왕으로 알려진 ‘조 지라드(Joe Girard)’는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250의 법칙'을 주장했다. 한 명의 고객이 평균 250명과 연결되며 고객을 소중히 대하는 게 중요함을 강조한다.

던바의 법칙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인간관계에서는 질과 유지 방식이라는 것이다. 무작정 많은 인맥을 쌓는 것보다 더욱 친밀한 인간관계를 갖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던바의 법칙은 인간관계를 형성, 유지하는 데 시사(示唆)하는 바 크다. 

끝으로 <관리 감독의 한계(Span of Control)>란 경영학 용어가 있다. 한 사람이 양손을 뻗어 동그라미(圓)를 그리면 그 원(圓)안에서 서로 껴안고 촘촘히 서 있을 수 있는 사람 숫자가 최대한 9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군대(軍隊) 조직상 1개 분대(分隊)는 9명으로 조직함을 알 수가 있다. <Pizza 2판의 법칙>도 있다. 피자 두 판을 두 조각씩 나누어 먹는 8명을 기본으로 하는 조직관리 방법이다. 8명 내의 Start-Up 기업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다. 

기업이나 공공 조직의 1개 팀(Team)의 최적(最適) 인원을 3~7인으로 구성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기업이나 공공 조직에서 팀(Team)제 구성원을 배치할 때 기본으로 삼는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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