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에베레스트산(Mt. Everest) 
[전대길 CEO칼럼] 에베레스트산(Mt. Everest)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7.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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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에는 하산하지 못한 시신(屍身)들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공동묘지(共同墓地)'라고 한다.  

1953년 영국 원정대 네팔인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Tenzing Norgay/1914~1986)’와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P. 힐러리(Edmund P. Hillary/1919~2008)’가 에베레스트 첫 등정에 성공했다. 

그 후 해발 8,848m 높이의 이 산 등정을 지금까지 4,000여 명이 도전했다. 그러나 260여 명은 아직도 하산하지 못하고 눈 속에 묻혀있다.  

해발 약 8,000m부터 정상에 이르는 구간에는 '죽음의 구역(Death Zone)'이 있다. 이곳의 산소량은 평지의 1/3이어서 우리 몸의 피가 진득해지는 느낌이 든다. 정상의 산소 포화도는 약 60%로 떨어져서 가만히 서 있어도 숨쉬기가 어렵다.   

날씨 또한 예측하기 어려워서 하산(下山) 시각을 어기면 목숨을 보장받기가 어렵다. 이런 악조건으로 인해서 에베레스트엔 목숨을 잃은 등산가의 시신(屍身)이 곳곳에 널려 있다. 몇몇 시신들은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죽음의 구역 근처에 있는 어떤 시신은 등반을 위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지점에 있어 등반가들에게 이정표로 유명하다. 이렇듯 에베레스트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하산하기를 깜박 잊어버리고 올라가는 생각에만 몰두하다 참변을 당한 것이다. 

8,000m 이상의 고산인 에베레스트 산맥 14좌를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르침을 준다. 

산악 등반 전문가들은 “사람들은 정상을 포기하지 못해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다. 눈앞에 정상이 있다고 무작정 오르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 260여 시신(屍身)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그대로 내버려둘까? 
시신(屍身)들이 등반가들의 이정표로 쓰이도록 왜 만년설인(萬年雪人)으로 남겨 둘까? 

그 이유는 간명하다. 특정 높이 이상의 고산에 오르려면 시신을 수습하는 데에 막대한 비용과 온갖 노력이 든다. 그리고 구조대원들의 2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이란다. 

언젠가는 시신을 찾아서 영면(永眠)하게 해야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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