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욱 박사의 고용서비스 정책과 경영] 선진 국가정책의 핵심 : 고용서비스 발전모델 구축1
[오성욱 박사의 고용서비스 정책과 경영] 선진 국가정책의 핵심 : 고용서비스 발전모델 구축1
  • 이효상 기자
  • 승인 2024.11.0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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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서비스 선진국은 노동시장 효율성 문제 등 노동시장 투명성과 실업의 사회적 책임성 강조
고용서비스 선진 국가가 가장 큰 노력 기울인 부분은 일자리 공개성과 재취업 가능성 제고
빈 일자리 공개성과 재취업 가능성 정도가 공공고용서비스 발전 수준의 척도
오성욱 (사)전국고용서비스협회 평생교육원장
오성욱 (사)전국고용서비스협회 평생교육원장

 경제학자 윌리엄 비버리지 (William Beveridge)는 20세기 중반에 일자리와 실업 간의 관계를 묘사한 비버리지 곡선을 추정하였다. 수평축의 실업률과 수직축의 빈 일 자리율을 통해서 추정한 비버리지 곡선은 원점을 향해 구부러져 있다. 즉 빈 일자리가 많은 경우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실업률이 높으면 빈 일자리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때 빈 일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불일치 등에 따라 구조적 실업문제로 실업률이 증가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기술 불일치 정도의 변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버리지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나타내지만, 왼쪽으로의 이동은 효율성의 증가를 나타낸다.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이전보다 빈 일자리율이 증가하지만,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일자리가 창출됨에도 불구하고 실업자가 더 많아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아래의 비버리지 곡선은 EU 국가들의 2006년 4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의 비버리지 곡선으로 2000년대보다 2010년대 이후의 비버리지 곡선이 우상향 경향을 보여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박명수(2009)는 한국의 노동시장 여건이 경제위기로 기업의 채용동결 또는 규모 축소 등으로 취업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실업자의 구직난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구인난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인력 부족률(빈 일자리율)과 실업률의 관계를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나타내는 비버리지(Beveridge) 곡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85∼95년 궤적에 비해 1996∼2002년의 궤적은 원점을 향해 이동하였다가 2003∼08년에는 다시 바깥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의 효율성 저하를 보여준다고 분석하였다. 

EU 국가의 비버리지 곡선(2006년 4분기~2021년 4분기)
EU 국가의 비버리지 곡선(2006년 4분기~2021년 4분기)

이처럼 비버리지 곡선을 이동시키는 데는 일자리 정보 부족에 마찰적 실업, 기술 불일치에 따른 구조적 실업, 경제적 불확실성, 장기실업률의 변화, 노동력 참여율의 변화 등 많은 요인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마찰적 실업은 빈 일자리 정보 부족 등에 따른 실업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는 일자리를 찾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업이 발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보다 용이해지면 마찰적 실업은 줄어들고 이는 비버리지 곡선을 왼쪽으로 이동하게 한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적극적노동시장정책 수단이 공공고용서비스의 전달체계이다. 

고용서비스 선진국에서는 비버리지 곡선에서 설명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효율성 문제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일자리의 공개성과 재취업 가능성 제고, 일자리 미스매칭의 설명력 제고, 일자리의 차별성 해소 등 노동시장에서의 투명성과 함께 실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한다. 

이 중에서도 고용서비스 선진 국가들에서 공통으로 가장 큰 노력을 해 왔던 것이 일자리의 공개성과 재취업 가능성 제고이다. 구인 업체에 공공고용서비스를 통해서 빈 일자리 등록을 의무화하였으며 공공고용서비스를 통해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도록 하였다. 

비버리지 곡선(인력 부족률과 실업률)의 추이(1985-2008)
비버리지 곡선(인력 부족률과 실업률)의 추이(1985-2008)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으로 실직자의 재취업 가능성을 높여왔다. 따라서 빈 일자리의 공개성과 재취업 가능성의 정도가 공공고용서비스의 발전 수준의 한 척도가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구직자에게 실업의 문제를 해소하기 공공고용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등 사회적 관심과 사회적 책임성 등을 강조한다. 이는 실업의 문제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실직자들이 더욱 원활하게 노동시장을 이행할 수 있도록 국가적 주요 책무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실업의 사회적 책임성 정도가 다른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이상에서 논의된 관점을 기초로 하여 빈 일자리의 개방성과 재취업 가능성 정도와 실업의 사회적 책임의 정도에 따라서 노동시장의 투명성 등 질적 수준을 높이며 이는 고용서비스 품질의 발전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또한 고용서비스의 질적 발전은 성숙한 자본 국가로의 이행 촉진과 발전으로 연결된다. 

이는 국가별로 고용서비스 전달체계의 관심은 많으나 자본주의 성숙 수준에 따라서 고용서비스 발전 속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빈 일자리의 공개성과 재취업 가능성의 정도와 실업의 사회적 책임 정도에 따라서 고용서비스 발전 수준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서 고용서비스 발전단계를 고용(HR)서비스 미형성국가 단계 →고용서비스 형성국가 단계 → (HR 서비스 발전국가단계) → 고용서비스 발전국가 단계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를 고용서비스 발전단계 모델(‘S’자형 모델)을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  

[오성욱 박사 주요 약력]
경기대학교 경영학박사 e비지니스학(HR서비스)
고려대학교 경영학석사 노사관계학(고용서비스)
성균관대학교 행정학석사 정책학(고용복지정책)
한신대학교(산학협력단) 연구교수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2006-2021)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서비스평가 진흥센터장

(현재)(사)전국고용서비스협회 평생교육원장

<저서>
고용복지론
직업안정법해설서
고용서비스 정책과 경영 등 100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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