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도입, 성과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접근 필요
기업의 관리 방식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유럽과 한국의 근무 방식 변화, 제도적 차이를 극복할 필요성

[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확산된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는 근로자의 자발적 이직률을 낮추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관리 방식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면, 이러한 새로운 근무 방식이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연구 발표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지속가능성' 자료에 따르면, 유연근무제와 같은 새로운 근무 방식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관리 방식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근무 방식의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존의 대면 중심 근무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은 장소와 시간의 유연성을 얻게 되었고, 이는 특히 자발적 이직률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유연근무제가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로운 근무 방식의 정착이 단순한 제도 도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근무의 확산은 기업의 관리 방식에도 도전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로 인해 업무 재량권이 확대되고 성과 통제가 개선되었다고 인식하지만, 관리자들은 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기업 내에서 발생하는 불일치와 비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재택근무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의 관리 방식이 변화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유연근무제와 성별 불평등
유연근무제의 확산은 성별에 따른 불평등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IT 개발, 교육서비스, 건축서비스 산업에서 특히 남성 중심의 작업문화가 여성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는 비공식적 관계가 업무 배분과 성과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구조 속에서 여성 근로자들은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여성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를 통해 육아와 가정의 부담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얻었지만, 이는 일과 가정의 경계를 흐리게 하여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있다.
비대면 근무가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도와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돌봄의 의무가 집중되면서 근로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성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업 관리 방식의 변화 필요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제도화하고 있으나, 제도의 활용과 운영은 중간관리자의 권한에 위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재택근무가 실질적으로 기업 성과에 기여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MBO(목표에 의한 관리)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에서 재택근무제는 오히려 인당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택근무와 MBO 제도가 서로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분석된다.
재택근무제와 같은 새로운 근무 방식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결과물 중심의 성과 평가 체계를 도입하고, 협업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박흥진 교수는 "재택근무와 같은 유연근무제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 만족도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유지하려면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한 "근로자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수평적 관리 방식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정책적 과제와 제도적 지원 절실
재택근무와 같은 비대면 근무 방식이 지속 가능한 사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비대면 근무 방식이 노동시장에서의 다양성과 통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유럽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재택근무와 같은 새로운 근무 방식은 노동력의 참여를 높이고 기업의 생산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유럽은 수평적인 조직 구조와 근로자 재량권을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제도적 정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기업들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문화와 수직적 관리 방식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근무 방식을 제도화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근로자들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유연근무제가 성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효과적인 돌봄 정책과 가족 정책을 결합한 사회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는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근로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도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들이 재택근무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결론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근무 방식은 한국 사회의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가 협력하여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는 특정 근로자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근로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제도적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