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정해 놓고 매몰된다면 목표달성이 불가능할 수 있다
명분과 정책에 부합되는 대안을 찾는다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불가능은 없다

살다보면 내게 있어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 반대로 불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끔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내게 주어지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시작하게 된다.
2010년 필자는 국제회계기준 회계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맡아 추진했었다. 3년정도 소요되었고 업무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IT시스템 구축(충당금, 공정가치, 수익인식 등), 재무제표 전환 및 부채로 분류되는 1조 2천억원 공적자금(자본금) 회계처리 문제다. 어느 한 가지도 녹녹한 것이 없었다. 그중 공적자금 회계처리 문제점은 은행이 내부적으로 해결도 불가능한 것 이었다.
수협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등으로 공적자금을 협동조합 특성을 감안 해 상환우선주로 지원받았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서는 수협은행 특성을 고려해 주지 않는다. 공적자금은 상환의무가 있어 부채로 분류되었고 회계처리상 재무제표에 순환 참조되는 문제점 등으로 회계감사시 적정의견을 받을 수 가 없었다.
해결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공적자금을 보통주로 전환한다. 국제회계기준서에 예외규정을 만든다. 또는 프로젝트를 미해결 상태로 끝낸다. 이중 필자가 맡아 해 볼 수 있는 일은 회계상 예외규정을 만드는 것 이었다. 그래서 관련기관인 금융감독원, 금융위, 회계기준원 등에 협조요청을 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불가능하다” 였다.
국회가 여의도에 있어도 국내법 개정도 쉽지 않은 데,....국제회계기준 개정위원회가 영국에 있는 데 누가 이것을 어떻게 개정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명분부터 찾아야 했다. 정부지원금 유사 회계처리 사례를 찾아 보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고생 끝에 2005년 국제회계기준을 최초 도입하면서 EU 등 유럽은 도입시부터 점진 적용하고 후발 도입국은 소급 적용해야 하는 경과규정을 누락한 것을 발견하였고 관련기관에 적극적으로 어필하여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2011년 우여곡절은 많이 있었지만 1년여 만에 개별 기업차원에서 국내 최초로 국제회계기준을 개정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것도 1년만에 개정하고 나니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이 내 몸안에 충만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치열한 영업현장이라는 정글에 처음 입문하여 마케팅에 대해 '1'도 모르면서 필자가 '불가능은 없다. 가능한 것을 찾으면 된다'는 나만의 신념을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만약 공적자금의 보통주 전환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간주했다면 회계상 해법은 찾지 못했을 것이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한가지에만 몰입한다면 목표달성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명분이 있고 은행내부 정책에 부합되며 실행 가능한 다른 대안을 찾는다면 분명 내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불가능은 없다는 것이다.
[주요경력]
1995년 수협중앙회 입사
수협은행 의정부 지점장
압구정 금융센터장
양재 금융본부장
서여의도 종합금융본부장
[저서]
동전의 옆면도 볼 줄 알아야 한다
(부제: 살아 있는 금융마케팅 비법 + 돈이 보이는 은행이용 길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