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노동생산성은 간접고용 활용 시 9% 하락 추정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전문기술을 요하는 노동력이 요구되는 IT 등의 서비스기업은 파견·하청·용역 등 간접고용 활용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그러나 제조기업들은 간접고용이 노동생산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간접고용 활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5월 13일, 조사통계월보 4월호에 실린 `간접고용을 보정한 기업단위 노동생산성 추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노동생산성 지표는 노동투입량 대비 산출량의 비중을 말한다. 동투입량에는 노동자수나 노동자수에 평균근로시간을 곱한 총노동시간을, 산출량은 기업의 부가가치나 생산량 및 매출액을 활용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다양한 기술수요가 발생하는 컴퓨터, 의료 및 전기장비 등의 제조기업이나 프로그래밍, 통신 등과 같은 '고위기술 서비스기업'에서는 간접고용이 1%p 확대될 때 노동생산성이 2.2% 늘었다. 이들 업종에서는 특정 업무에 전문화된 외부 인력의 고용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업무를 전문화하여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외부기업의 인력을 간접적으로 고용하면 필요인력을 직접적으로 고용할 때보다 노동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종업원들보다 전문성을 지닌 간접고용 인력이 상호 보완작용을 하여 노동생산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반면 주물주조나 도금 등 고숙련노동 위주 제조기업은 노동샌상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식료품이나 음료 등 비숙련노동 위주 제조기업은 간접고용 비중과 생산성 사이의 관계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았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300인 미만의 제조 중소기업은 간접고용 노동자를 포함하지 않을 경우 노동생산성이 3.9%∼4.4% 높게 평가됐고, 300인 이상 대기업은 8.7%∼11.2% 가량 고평가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이영재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기술변화가 빠르고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노동력이 요구되는 컴퓨터 제조, 시스템 통합 등 고위기술 서비스기업에 대해서는 간접고용이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하며 "단순히 선도기업을 추종해 간접고용 활용도를 결정하기보다 기업의 기술특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간접고용의 적절한 활용이 필요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