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공급망 불안에 따른 제조업 온쇼어링 증가...AI가 레드오션 전략 핵심
[초점] 공급망 불안에 따른 제조업 온쇼어링 증가...AI가 레드오션 전략 핵심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4.11.01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조업계, 저렴한 인건비 베네핏보다 공급망 리스크 줄이는 선택
국내 제조업도 인공지능 기술로 높인 인건비·인력부족 리스크 보완 가능
중소 제조업의 경우 공공서비스, 외부 파트너십 활용 필요
공급망 불안을 겪은 글로벌 제조업체가 해외 아웃소싱이나 원거리 아웃소싱보다 근거리, 자국 내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인건비 절감에 대한 베네핏을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로 보완할 수 있게 된 덕이다. 인건비가 높은 우리나라 소규모 제조업체도 디지털전환을 빠르게 추진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대란은 제조업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다소 잦아들었다곤 하나 여전히 많은 기업이 공급망 대란으로 인한 피해를 절감하고 있고 향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가 전 세계 800명 이상의 제조업 결정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제조업 트렌드'에 따르면 응답자 중 67%의 제조업체가 2020년 이후 공급망 차질을 실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9%는 공급망 대란으로 인한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대부분이 여전히 혼란이 존재한다 답한 가운데, 제조업체들은 계속해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와 재고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설문에 응답한 이들은 제조업의 주요 서비스 우선순위로 재고관리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고 다음으로 물류 최적화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공급망 리스크가 현재 제조업체가 갖는 핵심 문제는 아니지만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존재해 상당수 응답자들이 물류에 대한 불안을 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의 제조업체는 오프쇼어링을 중단하고 자국으로 생산 기지를 다시 이전해오는 온쇼어링을 투진 중이다.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제조업 트렌드에 따르면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생산 이니셔티브를 추진 중인 미국 제조업체는 49%로 절반에 달한다. 또 이 외에도 근거리 국가에 해외 외주를 맡기는 니어쇼어링을 늘리고 있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예기치 않은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국내 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과 해외소싱을 진행했던 주요 제조업체 기업이 국내 제조 협력기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주요 동남아 지역의 인건비 인상은 이와 같은 요인을 가속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경우 경제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동남아 지역 중 국가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베트남 국민의 1인당 인건비나 생활물가도 함께 인상되고 있다. 

2023년 말 베트남의 평균 월 급여는 7.1백만 VND로 약 291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6.9%가 치솟은 셈이다. 베트남은 2024년 7월에도 6% 추가 인상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도 2023년 전국 평균 임금이 7.7% 상승하며 동남아 지역의 인건비는 계속해서 상승세다. 

물론 금액으로 전환했을 때 여전히 동남아의 인건비 메리트는 강하다. 베트남만 하더라도 하노이와 호치민 지역의 최소 임금이 4,960,000 VND로 197달러에 불과하다. 한화로 했을 땐 30만원에 미치지 않는 금액이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2025년 시간급 1만 30원에 달해 제조업의 인건비 문제는 국내에서 계속 화두되고 있는 문제다. 

더군다나 국내 제조업의 경우 높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외국인력 활용, 중소기업의 자금난 부족, 내국인의 제조업 취업 기피 현상 등이 맞물려 사람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내수 침체, 중국 제조업과의 경쟁으로 국내 제조업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4년 1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의 11월 업황전망 SBHI는 82.3으로 전월대비 2.0p, 전년 대비 2.2p 감소했다.

지난 7월 83.3p에서 8월 80.4p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반등했지만 두달만에 82.3p로 재하락세에 진입했다. 제조업 중 음료(87.2→96.4, 9.2p↑), 전기장비(83.6→87.8, 4.2p↑)를 중심으로 6개 업종이 전월대비 상승했지만 가죽가방 및 신발(85.1→76.5, 8.6p↓),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및통신장비(89.7→83.5, 6.2p↓) 등 17개 업종은 하락했다.

주요 요인은 역시 내수부진과 인건비 상승,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꼽혔다. 

■제조업, 디지털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하라 
이와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적인 제조업체의 온쇼어링, 니어쇼어링의 증가가 국내 제조업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에 있다.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대해 언급할 때 항상 그림자처럼 뒤따라 나오는 이야기는 일자리 대체, 일자리 감소다. 반대로 해석하면 현재 인력난과 인건비 문제로 고충을 겪고 있는 업의 경우 AI로 문제를 타개할 수 있다는 소리다. 

실제로 많은 제조업체들이 자동화기계나 로봇이 비치된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서 AI가 전사적인 관리와 생산에 기여하는 솔루션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상술한 세일즈포스의 제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제조업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운영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솔루션 구현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85%의 제조업체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인 운영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80%의 제조업체가 AI를 이미 도입했거나 실험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분야별 기술 구현 현황에 따르면 기술을 완전히 구현한 사례는 ▲고객관계관리솔루션(CRM) 47% ▲공급망관리솔루션 46% ▲ERP(전사적 자원 관리)솔루션 45% ▲구성, 가격 책정 및 견적 CPQ 솔루션 44% ▲데이터 관리 및 분석 솔루션 43%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분야별 구현을 진행중인 상태는 ▲고객관계관리솔루션(CRM) 39% ▲공급망관리솔루션 41% ▲ERP(전사적 자원 관리)솔루션 39% ▲구성, 가격 책정 및 견적 CPQ 솔루션 42% ▲데이터 관리 및 분석 솔루션 43%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제조업 트렌드 보고서에 나타난 제조업계의 인공지능 도입 현황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제조업 트렌드 보고서에 나타난 제조업계의 인공지능 도입 현황

AI의 경우에도 응답자 36%가 AI 기술을 완전히 구현했다고 답했으며 44%는 실험중이거나 구현 중이라고 답했다. 구현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단 4%에 그쳤다. 특히 생성형 AI는 시장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일즈, 서비스, 마케팅, 운영, 전략 분야 응답자들 사이에서 훨씬 더 높은 채택률을 보였다.

그러나 자금력이 부족하고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려운 소규모 생산제조업체의 경우 AI,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데 망설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업체라할지라도 제조업과 기술 융합에 대한 접근을 멈춰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규모가 작은 기업이 디지털 융합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1. 공공 지원 프로그램 활용
정부는 중소기업을 위한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제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교육, 컨설팅, 기술 도입 등에 필요한 초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디지털 혁신과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 나라도 제조업에 인공지능 도입을 통한 혁신을 가시화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말  ‘AI 자율 제조 선도프로젝트 협약식’을 갖고 '젊은 제조업' 실현을 위해 민관이 합심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AI 자율 제조 선도프로젝트'는 제조업에 AI를 접목시키기 위한 우선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자동차, GS칼텍스,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포스코, 에코프로, 대한항공, 코오롱, DN솔루션즈, 삼표시멘트, 제주삼다수 등 대한민국 제조업 대표 기업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AI 자율 제조 선도 프로젝트에 관하여 발표 중인 안덕근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사진=산자부)
AI 자율 제조 선도 프로젝트에 관하여 발표 중인 안덕근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사진=산자부)

이들 선도 프로젝트의 투자비는 총 3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언급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4년간 총 1900억원을 지원한다. 이와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는 현재 국내 9%에 불과한 제조현장 AI 도입률을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기대효과는 생산성 30% 이상 향상, 제조 비용 20% 이상 절감, 제품 결함 감소 50% 이상, 에너지 소비 절감 10% 이상 등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제조업의 AI 융합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며 “자율 제조 전략을 통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AI 산업의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가 2027년까지 해등 프로젝트를 200여개로 확대하는 등 제조업과 AI 융합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넓히고 있어, AI 도입을 고심하는 중소, 중견 생산제조기업도 대기업에서 파생된 낙수효과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의 혜택을 다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와 AI 파트너십 외부 기술 활용 
소규모 제조업체가 독자적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어려우므로, 클라우드 기반 AI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별도의 하드웨어나 서버 설치 없이 AI 알고리즘을 클라우드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으며, 비용을 낮추고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머신러닝 모델 학습, 품질 검사 자동화, 수요 예측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AI 서비스들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들어 비전문가도 쉽게 접근하여 데이터 처리와 모델이 가능한 아마존의 AWS (Amazon Web Services) 를 활용하요 제조 공장에서 설비 이상 감지, 예지 정비 등에 활용할 수 있고 IoT 센서를 통해 기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머신 러닝 서비스를 활용하면 품질 검사와 수요 예측에 도입할 수 있고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기기 간 데이터 전송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이밖에 구글, IBM 등 활용할 수 있는 각종 클라우드 기반 기술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어 기업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AI 전문 기업이나 연구 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기술 이전 등을 통해 필요한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많은 대기업들도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3. AI 솔루션 교육 및 역량 강화
전문인력을 새롭게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인력에 대한 AI 교육과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일 수록 회사 조직문화에 익숙하고 잘 파악하고 있는 현장 직원이 AI 솔루션을 다룰 수 있도록 간단한 AI 도구 교육이나 워크숍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여러 공공기관과 민간 교육기관에서 중소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장 인력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간단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자체적인 교육이 어려운 경우 K-MOOC와 같은 국내 AI 학습 플랫폼을 비롯해 온라인 AI 교육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무료로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IoT 과정 등을 제공하고 있어 중소기업 직원들이 실무에 필요한 내용에 접근하기 용이하다. 

이 외에도 직장인의 AI 역량 강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직무교육프로그램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에 확인할 수 있으며, 좋은 커리큘럼을 갖췄다면 유료 교육이라도 기업의 미래 전략 준비를 위한 차원에서 적극적인 직원의 교육 이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