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고객에 집중하는 유통업...아웃소싱 기업도 프리미엄 서비스 필요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수 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유통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은 올해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의 전사적인 희망퇴직부터 업계 3대 기업 중 한 곳인 홈플러스도 올해에만 11개 이상의 점포를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알리, 테무 등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진출로 온라인 유통을 중심으로한 이커머스 시장의 과열이 치열해지면서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시장의 부피 줄이기에 나섰다. 양적 몸집은 줄이되 매장 리뉴얼로 질적 밀도는 높혀 매출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와같은 전략에 따라 일부 특화 매장을 제외한 점포 정리가 가속도를 내고 있어 판매판촉하는 직원을 파견하는 기업이나 해당 지점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아웃소싱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올해도 이어지는 유통업계 점포 폐업...이마트·홈플러스, 올해 전국 점포 100개 초반까지 줄인다
각종 유통법에 따른 규제와 온라인 이커머스시장에 밀린 오프라인 대형마트 유통업계가 새활로를 찾기 위한 모색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올해 5월 기준 10.4%까지 곤두박질 쳤다. 백화점의 경우에도 지난해 18.1% 비중을 차지했지만 16.6%로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 매출 비중은 53.9%까지 커졌다.
이와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통 기업이 선택한 타개책은 점포 수 줄이기로 보인다. 부진한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고 매출이 확보된 매장은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창사 31년만에 처음으로 전사적 차원의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근속 15년 이상 과장급 등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4월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창사 이레 첫 적자를 기록하자 영업손실을 구조조정으로 메꾸고 기업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결단이었다. 이로인해 일부 부서가 타 기업으로 전적되는 등 구조조정 폭풍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뿐만아니다. 이마트는 올해 '통합 이마트'를 내세우며 이마트와 에브리데이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매입, 물류관리 시스템을 통일화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형마트까지 가지 않더라도 슈퍼마켓 형태인 집 앞 이마트 에브리데이어서 신선식품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유통/판매/판촉 아웃소싱 기업 입장에선 악재로 여겨질 수 있다. 아웃소싱 기업에서 파견하고 있던 판촉 직원의 역할이 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점주로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유통업계에서 점포 줄이기를 이어가고 있어 위기감은 더 고조된다. 이마트는 기존 전국 131개에 달했던 매장 수를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또한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안산선부점, 충북 청주 동첨주점 등 점포 영업종료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올 초 부산 서면점과 서울 목동점에 이어 연중 문을 닫게 되는 홈플러스 점포 수만 11개에 이른다. 이르면 내년 초 홈플러스 전국 매장 수가 100개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 2019년 이마트에서 분할 법인으로 출범한 SSG닷컴도 첫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SSG닷컴은 지난해 103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도 13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희망퇴직 대상은 2022년 7월 1일 이전 입사한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이다. 희망퇴직자는 근속 연수에 따라 특별퇴직금을 지급받게 된다.
SSG닷컴의 구조조정은 본사 구조조정으로 아웃소싱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유통업계의 어려움을 여실히 나타내는 대목이다.
■ 아웃소싱 기업, 소비자 감성 읽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유통업 매출 증대의 기수 돼야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어려움은 분명히 존재하나 이마트, 홈플러스 등 주류 기업들은 점포 줄이기와 무인계산 확대, 유통라인 다각화 등으로 활로 모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업계 노력은 유통업계 경기 전망에도 반영돼, 올해 3분기 유통업계는 추석 특수와 프리미엄 상품 라인 등에 힘입어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전체 유통업게의 경기전망지수는 82로 집계됐는데, 이례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100을 상회하는 103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완화와 추석 특수 등의 긍정적 요소가 기대치에 반영된 것이다. 편의점도 2분기 79에서 88로 상승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은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대 경제전망수치가 84에서 69로 떨어졌다.

점포수를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는 현상황과는 다른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8.8% 증가했으며 오프라인 매장도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3.1%, 백화점은 0.1% 줄었지만 준대규모점포에서 4.8% 증가하고 집 근처 편의점도 4.1% 늘었다.
유통업계가 점포 수를 대폭 줄이고 있지만 오히려 리뉴얼 매장과 프리미엄 라인 강화를 통해 매출을 보다 확보하고 매장 관리 인원은 줄이며 인건비 등 비용은 절감한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점포가 크게 줄며 우후죽인 인력이 잘려나가자 자칫 관련된 유통 아웃소싱 기업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처지에 놓였다.
대형 유통기업이 선택한 타개책의 방향성은 뚜렷하다. 양을 줄이고 질을 늘리는 것이다. 즉 매출 확대가 뚜렷하고 영업이익에 득이된다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밀려난다. 아웃소싱을 활용한 각종 매장관리와 판촉서비스가 점포의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아웃소싱 기업도 프리미엄 라인 강화를 위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스마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판매판촉 직원 파견시 VIP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수준급 교육과 완전도급 형태로 차별화된 매장관리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매출 중 많은 비중을 소수 VIP 고객이 차지하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단순 판매, 영업 직원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직원 한명 한명을 마케팅 전문가로 디렉팅하는 내부 교육이 요구된다.
유통 아웃소싱 기업을 수년 째 운영 중인 모 기업의 관계자는 "유통, 판매판촉 아웃소싱 기업의 전문성은 매출 증대라는 결과로 말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객의 감수성을 읽는 매장관리, 직원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단순히 판매 인력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한 매장의 진열이나 인테리어부터 직원교육까지 완전한 관리가 이뤄쟈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