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돼 막내린 우리카드
2년도 안돼 막내린 우리카드
  • 승인 2003.12.15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금융이 우리카드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우리은행과의 합병을
최종 결정함에 따라 우리카드는 은행에서 분사한지 2년도 안돼 역사속으
로 사라지게 됐다.
우리금융은 신용카드 정상화를 위해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분
사한지 2년도 안돼 합병결정을 내림으로써 지주사 경영진의 자질문제는
심판대에 오를 수 밖에 없게 됐다.

아무리 상황이 급변했다고는 하지만 2년뒤의 앞도 못 내다보는 결정을 했
다면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한편 국민.외환카드에 이어 우리카드마저 우리은행으로 흡수합병됨에 따
라 사실상 국내에서는 신한카드만이 은행계카드사로서의 명맥을 유지하
게 됐다.

▲최단기간 금융기관 오명: 우리카드는 이번 우리은행과의 합병결정으로
최단 금융기관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우리카드가 은행에서 분사한
시기는 카드업이 호황을 누리던 2002년2월1일 이다. 이미 사라진 한빛은
행과 평화은행 카드사업부문을 통합해 우리카드로 출범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카드업이 소비자금융의 꽃으로 인식되고 있어 은행의 카드
사업부로 남아있는 것 보다는 분사하는 것이 전문성을 갖추고 수익을 극
대화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분사가 대세를 이루었다.

이후 우리카드는 2002년 6월 여행서비스 업무 도입, 7월 19일에는 비전선
포식을 갖고 장기비전을 공포했으며, 9월에는 회원심사 전문성 확보 및
채권관리 강화를 위해 영업점 심사업무를 본부에 집중하는 등 전업계 카
드사로서의 기틀을 닦아 나갔다.

올 2월에는 광주은행 신용카드부분을 양수(양수대금 270억원)했으며, 유
동성위기 불거짐에 따라 3월에는 2000억원의 자본금증자를 단행, 납입자
본금이 1조3730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4월에는 본사를 이전했고, 8월에
는 보험대리점으로 등록 보험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러나 경영진간의 알력으로 문제가 불거지면서 10월에는 황석희 사장
및 이충완 부사장등 대부분의 임원이 물러나고 우리은행 출신 임원들이
대거 선임되면서 합병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고 12일 최종 합병 결정이
내려졌다.

결국 우리카드는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경영환경과 내부경영진
간의 알력 등으로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한채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비
운을 맞게 된 것이다.

▲예견된 합병: 우리카드의 불행한 결말은 분사 당시부터 예견된 것이었
다는 것이 금융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빛은행이 평화은행
을 합병하면서 카드사업부를 분사해 우리카드로 출범하면서 임원세팅 작
업시 이미 분란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는 것.

따라서 이를 알고도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방치한 우리금융의 잘못은 비
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평화은행 출신의 황석희 사장과 한빛은행 출신의 이충완부사장은 지난
10월 물러날 당시까지 내내 알력다툼을 벌였고 직원들은 줄서기에 급급
한 양상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무가 제대로 될리 없었고 우리
금융에서도 이를 알고 몇 번이나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력한 제제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상태를 악화시켰고 결국은 1조
원이 넘는 CA대체 문제가 발생하면서 우리금융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
지만 이미 상황은 악화될대로 악화돼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는 것.

CA대체 문제는 지난 8월 금감원이 6월연체율 산정 적적성 검사에서 드러
나기 시작했으며, 우리은행도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미국 회계기준에 맞
춰 투명하게 오픈하겠다고 천명하면서 1조원이 넘는 우리카드의 CA대
체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이후 책임을 물어 경영진 문책인사를 단행하고 은행에서 임원들을 선임
해 별도의 TF팀을 구성해 수습에 나섰지만 너무 늦었고 결국 합병수순
을 밟게 된 것이다.

따라서 결국 경영진간의 알력싸움과 우리금융의 강건너불구경식 관리가
오늘의 우리카드를 이렇게 몰고 갔으며 직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
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