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수필가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
시간이 좀 지났지만, 인터넷에서 회자하던 글이 있었다. 내용이 흥미롭고 생각할 거리를 주기 때문에 내가 강의할 때 자주 써먹기도 했다.
대학교 시간 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학기 초 첫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여러분은 금요일과 일요일 중에 어느 날이 더 좋은가?” 학생들 대부분이 금요일이 좋다고 대답한다고 한다. 금요일은 온종일 공부하는 날이고, 일요일은 쉬는 날이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금요일이 더 좋다고 한다.
그 이유는 금요일은 온종일 공부하는 날이라도 다음 날 쉴 수가 있지만,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도 다음 날 다시 학교에 가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할 때를 떠올려 봐도 나 자신도 금요일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금요일에 늦게까지 일해도 다음 날 토요일에 쉴 수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되고, 견딜 힘이 되었다.
또한 토요일에는 출근하려고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금요일엔 늦게까지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려 맘껏 즐길 수 있으니 불타는 금요일 ‘불금’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두 번째는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매를 100대 맞으면 100억을 준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매를 맞겠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은 맞는 것을 택한다고 한다. 매를 100대 맞고 몇 달 입원을 하더라도 100억 원을 벌 수 있으니 기꺼이 매를 맞겠다고 한다.
그럼 질문을 조금 바꿔서 “이번에는 매를 때리지 않고 돈을 10배인 1,000억을 주는 데 한 가지 조건은 내일 죽어야만 한다면 이 조건을 받겠는가?”라고 하면 학생들은 거절한다고 한다.
나에게 돈을 아무리 많이 주더라도 내일 죽게 된다면 그 돈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직장인 대상 강의할 때 이 질문을 써먹으면 간혹 이 조건을 받겠다고 손을 드는 사람이 있다. 자기 한 몸 희생하여 남은 유가족들이 잘살 수 있다면 기꺼이 희생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유가족을 위해 희생하려는 생각은 높이 살 만하지만, 본인의 삶만 생각한다면 결코 이 조건을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원래 인간은 현재 삶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 뒤돌아보면서 “그때가 행복했었구나” 라고 깨닫거나, 앞날에 대한 희망과 바람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는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기 위해 지금 공부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맺었다.
지난 날들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현재 상태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지난 날을 돌아보며 위안으로 삼거나, 앞날은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는다.
이민 일 세들이 온갖 어려움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해나갈 수 있는 힘은 자녀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 때문이다. 요즘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 모은다는 ‘영끌’을 하며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는 것도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걸 기 때문일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코로나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그래도 근근이 견디는 것도 조금만 참으면 다시 좋아질 거라는 희망 때문이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라고 말한 키케로의 말이 힘을 받는다.
희망이란 어떤 일이 자신이 생각하거나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으로 현실을 견디고 이겨낼 힘을 준다. 하지만 때론 이루지 못할 일에 대한 희망을 품는 것이 희망 고문이 될 수도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존한 빅터 프랭클 박사는 수용소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가 크리스마스부터 새해에 이르는 일주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크리스마스에는 집에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던 죄수들이 희망이 사라지자 삶에 대한 의욕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은 희망 고문이 되더라도 우리는 희망을 지닐 필요가 있다. “비록 내일 세계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장밋빛 앞날을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현실적인 어려움을 견딜 수 있고 행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한, 대한이 지나고 입춘을 맞게 되는 이맘때쯤이면 카운트다운 하듯 난 봄을 기다린다. 봄을 맞이한다는 것은 추운 겨울을 무사히 잘 견디어 냈다는 안도감을 가져다주고, 새싹이 돋고 만물이 소생하듯 무언가 새로운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희망을 가슴 속에 품게 해준다.
그리고 또 희망 고문이 될지언정 벌써 햇수로 3년째로 접어드는 코로나 사태가 나아져서 마스크를 벗고 사람을 마주하고 그동안 멀어졌던 거리를 좁히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
그리고 그날을 기다린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언제나 희망을 지닌 사람은 노래하면서 죽는다” (이탈리아 속담)는 말을 마음에 품고 나는 봄을 기다린다.
한상익(myhappylifeplan@gmail.com)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수필가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생애설계 전문강사
•뉴질랜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