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갑질 경험해도 신고하는 비율은 3% 수준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는 법안에 마련된지 1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직장 내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아직까지도 직장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징장갑질119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년을 맞아 7월 5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만 19세~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동안 직장갑질 경험과 대응, 갑질금지법 인식 등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직장인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를 신고한 비율은 단 3%에 불과하단 사실이 밝혀졌다.
응답자 중 45.4%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응답했는데, 지난해 10월 직장갑질119에서 조사한 갑질 경험 비율(44.5%)보다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롭힘 유형은 모욕, 명예훼손 등이 29.6%로 가장 많았으며 부당한 업무 지시나 업무 외 강요도 각각 26.6%와 26.2%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직장 내에서 따돌림이나 차별을 경험한 이도 19.6%에 달했으며 폭행, 폭언까지 이어진 사례또한 17.7%를 차지했다.
괴롭힘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 즉 가까운 직장 상사가 44.5%로 가장 많았다. 임원 또는 경영진에 의한 갑질 경험은 21.8%, 비슷한 직급의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사례도 21.6% 있었다. 특히 같은 직장 내 갑질을 벗어나 고객, 민원인, 거래처 직원 등에게 부당한 경험을 겪은 직장인도 8.1% 있었으며 하급자에 의한 괴롭힘 사례도 있었다.
갑질을 경험한 이들은 대다수 참거나 모른척(62.9%)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며 개인적인 항의(49.3%), 친구와 상의(48.2%), 사직(32.9%) 등 개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갑질 신고로 대응한 비율은 3%에 그쳤다.
이처럼 아직까지 많은 이들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자체가 일말의 실효성도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직장인들 53.5%가 법 시행 후 직장 내 괴롭힘이 줄어들었다고 답하며 줄어들지 않았다고 답한 46.5%보다 높게 나타난 것.
다만 응답자들은 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가해자 처벌조항 신설이 필요하다(85.1%)고 답하는 등 보완이 필요한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법 시행으로 갑질이 조금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실효성을 떨어진다"며 "사용자에게 신고하도록 한 조항을 바꿔 노동청에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예방 교육을 의무화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과 특수고용형태노동자도 직장 갑질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