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인회계사 등 고급두뇌 실업률 여전
감사원, 공인회계사 등 고급두뇌 실업률 여전
  • 승인 2002.11.16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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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산업자원부는 전기위원회 총괄정책과에서 일할 변호사 인력
을 채용했다.

5급 사무관 직급으로 계약직에다 보수를 특별히 더 받는 것도 아닌데
1명 모집에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3명이나 몰렸다.

통상 사법시험을 통과해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나서 판사나 검사로 임
용되면 3급 부이사관 대우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하향지원
`이다.

감사원은 최근 내년 1월 채용을 목표로 7급 직급에 공인회계사 6명을
모집했는데 263명이나 지원해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다.
서류전형을 거쳐 257명이 낙방의 쓴잔을 들었다.

6급에 공인회계사 10명을 채용했던 올 1월에도 206명이 몰렸지만 7급
에도 이 같은 열기가 식지 않자 감사원 관계자들도 놀라고 있다.

이처럼 광화문과 과천 공무원 사회에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등 이른바
`사(士)`자 붙은 전문인력이 하향지원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고급인 재들이 넘쳐나면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직급을 낮춰 일자리
를 찾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들도 과천 공무원 사회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한 해 사법시험 합격자가 1000명씩이나 배출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하향지원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사법연수원 수료자 중 판사 나 검사로 임용되는 사람은 불과 200여 명
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 현안이 많은 산자부를 비롯해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
회 등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공무원으로 변신하는 변호사가 늘어나고
있다.

감사원에서는 지난 2월 5급에 변호사 4명을 모집했는데 60명이나 지
원해 이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경제부처에서 현장경험을 하면서 사법연수원 수료만으로는 부족한 경
력을 채우겠다는 뜻이다.

대부분 경력을 쌓은 뒤 그만둔다는 전제로 들어오는 사례가 많지만 보
수나 처우면에서 낮은 것으로 평가받던 ` 초임사무관`급을 감수하고
있다.

공인회계사들이 과천 공무원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것은 이미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지자 직급 디플레이션은 이미 6 급 주사 수준까
지 떨어져 있다.

공인회계사들이 과천 공무원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것은 이미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산자부는 이미 공인회계사 1명이 6급으로 들어와 있 고 전기위원회에
서 연말까지 6급 1명을 더 뽑을 예정인데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감사원은 7급직 공인회계사 모집에 무려 43.8대1이라는 경이적인 경
쟁률을 기록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회계사들이 감사원에 취업했을 때 장점이 많아 지원
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을 어렵게 채용해 도 2~3년 뒤 퇴직하
는 사례가 많아 6급에서 7급으로 낮췄다"고 말했 다.

회계인력이 많이 필요한 금융감독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금감원은 내 년 신입사원 60명을 채용하기 위한 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데 이미 서 류전형을 통과한 700명 가운데 150명이 회계사 출신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 공정위 감사원 등을 중심으로 변
호사나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지자를 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그만큼 전문직종 내에서도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하향지원하는 것도 더 이상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감사원에서는 지난해 1월 박사급 3명을 채용했는데 47명이 지원했다.

당시 미시간대 등 미국에서 지명도가 높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대거 지원했다는 후문이다.

민간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실시한 올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모집에 응모한
인원 중 12.7%가 석ㆍ박사학위를 가진 고학력자였다.

700명을 모집하는 데 박사출신이 104명이나 지원했다.

이렇게 전문자격증을 소지한 고급인재의 하향지원이 표면화하면서 대
졸과 전문대졸 취업도 연쇄적으로 하향화하고 있다.

대학과 전문대 출신들이 고졸자리를 차지하면서 고교졸업자들이 갈 직
장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실시한 9급 일반행정직 채용에서 지원자와 채용자 중
70%를 대졸과 전문대졸 이상이 차지했 다.

인력업체 관계자는 "전문직 하향지원으로 일반 대졸자나 전문대졸, 고
졸 출신 구직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전문자격증 소지자들은 앞
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현상은 계속 심화될 수밖
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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