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자산운용 아웃소싱 추세
금융권 자산운용 아웃소싱 추세
  • 승인 2002.11.2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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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보험, 은행 등 금융업체들의 자산운용 아웃소싱이 늘어나고 있
다.

동원증권은 계열사인 동원투신운용에 상품주식 운용을 아웃소싱 했다.

최근 동원증권처럼 금융회사가 자신의 자산을 직접 운용하기보다 투신
사 등 외부기관에 맡겨 운용하는 아웃소싱이 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방법을 통해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동원증권은 전통적으로 상품주식을 공격적으로 운용해 왔는데 이제는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운용기관에 역할을 맡겨 효율성을 높이
고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운용을 가장 잘하는 사람과 조직에 돈을 맡긴다는
것이 아웃소싱을 택한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아웃소싱을 하면 시장환경에 따라 사람을 바꾸기가 쉬워지고 동원투신
보다 더 잘하는 회사가 있으면 발걸음을 옮기기도 수월하 다는 설명.

삼성생명은 4월29일 고유자산인 채권 15조원어치와 주식 6000억원어치
에 대해 삼성투신운용 등 5개 투신사와 아웃소싱 계약을 했다.

당시 삼성생명은 “자산운용의 전문화와 효율성 높이기 위한 것”이라
고 설명했다. 회사는 보험업에 전념하고 채권과 주식 운용은 전문가들
에게 맡기겠다는 것.

금융감독원 박광철 자산운용감독팀장은 “회사가 전문가를 고용해 자
산을 운용하면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어야 하고 인원도 많이 필요
하지만 아웃소싱을 하면 성과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수료만 줘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웃소싱의 방법으로 동원증권은 주식과 채권 투자일임 방식을, 삼성
생명은 채권 투자자문과 주식 투자일임 방식을 택했다.

투자자문은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고 투자일임은 조언과 함
께 사전 약속에 따라 자금 운용까지 해주는 것.

국민은행은 아예 국민투신운용에 돈을 맡기고 수익증권(펀드)을 설정
하는 직접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4000억원 규모의 ‘주은베스트 성장형’은 한국 증시에서 최대 규모
의 주식형 펀드다. 채권형인 ‘뉴에이스국공채’ 펀드도 수탁고가 1조
원을 넘는 초대형 펀드. 이를 포함한 국민은행 채권형 펀드의 수탁고
는 4조5000억원 수준이다.

펀드의 용도도 다양하다. 우선 분산투자의 한 방법이다. 국민은행 증
권운용팀은 20조원 정도를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다. 4조9000억원대의
펀드 자금은 은행의 판단이 틀렸을 경우에 대비한 분산투자 자금이라
고 볼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펀드 운용을 남에게 맡기는 대신 약관에 많은 안
전장치를 마련해 리스크를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펀드자금은 회사의 유동성 공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기자금이
필요하면 펀드를 환매해 쓰고 자금이 남으면 다시 넣는 방법이다.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아웃소싱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
감독원도 해당 금융기관과 일반투자자 등 다수 이해관계자들을 고려
한 ‘금융기관 고유자산의 외부위탁 관련 제도 개선안’을 확정해 다
음달 발표한다.

금감원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금융회사들의 ‘내 식구에게 몰아주
기’. 운용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따지기보다 자회사나 계열사라는
이유로 돈을 맡기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가 불
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원증권과 동원투신운용, 삼성생명과 삼성투신운용, 국민은행
과 국민투신운용은 모두 자회사거나 계열사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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