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연구소: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윤 대리: 저는 표면행위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나저나 현재 느끼는 감정노동의 행위 유형은 진단했는데, 감정노동의 느끼는 정도를 측정할 수는 없을까요?
▣감정연구소: 스트레스 측정에는 다양한 진단지와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 종류가 많아 어떤 것을 소개해드려야 할지 오히려 고민되는군요.
○윤 대리: 종류가 많다면, 이번에는 색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측정할 방법을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정연구소: 색다른 방법이라…. 그렇다면, 이번에는 투사 검사를 소개하겠습니다.
투사 검사는 인간이 가진 욕구나 성격,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진단지를 가지고 하는 다른 검사들의 경우 구체적인 성격을 측정하고 수치화시키는 데 반해 투사 검사는 성격의 구조나 역동, 무의식적인 면을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죠.
○윤 대리: 무의식을 측정한다고요? 색다르긴 하군요.
▣감정연구소: 하하! 낯선 표현이었나요? 실제로 하는 방법을 말씀드리면, ‘아하! 어디에서 봤었는데….’ 하실 겁니다. 미술치료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피검사자가 그린 그림을 해석하며 심리상태를 예측하는 방법이죠. 개인의 내적 심리상태를 진단하는 목적으로 HTP 그림 검사(House-Tree-Person Test, 집-나무-사람 그림 검사), PITR 그림 검사(Person-In-The-Rain Test,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를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윤 대리: 그렇게 설명해주시니 사람이나 나무를 그린 그림을 보고 심리상태를 설명하는 것을 종종 방송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습니다.
▣감정연구소: 네~ 최근에 미디어를 통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현무 씨가 본인의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과정에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가 나오기도 했답니다. 윤 대리님도 한번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를 해보시겠습니까?
○윤 대리: 하지만 이 칼럼을 보시는 분들은 혼자 계실 텐데 그림 검사 측정이 가능합니까?
▣감정연구소: 미술치료에 관한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드리고자 한다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할 겁니다. 하지만 현재 나의 스트레스 정도만 가볍게 알고 가는 방법이라면 제가 제시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인터넷 검색 네이버가 만물박사 아닙니까?
○윤 대리: 하하! 저의 기우였나요?
▣감정연구소: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4B 연필, 지우개, A4 용지를 준비했습니다. 연필은 꼭 4B가 아니어도 무관하나 부드럽게 사용되는 연필이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용지 또한 A4 용지가 아니어도 무방합니다만, 어떤 것도 적혀 있지 않은 백지로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윤 대리: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겠죠?
▣감정연구소: 자~ 그럼 함께 마음 준비를 해볼까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빗속에 있는 사람을 그려주세요. 시간제한은 없으며 지우개를 사용해도 됩니다. 만화나 막대기 같은 사람이 아니고 완전한 사람을 그리세요. 그림을 그릴 때는 옆 사람의 그림을 흉내 내거나, 서로 의논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대로만 정성 들여 그려주시기 바랍니다.
◆빗 속의 사람 그림검사 그리기◆
▶그림을 다 그린 후에는 그림을 그린 순서와 그림 속의 인물은 누구이며 그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기분은 어떤지 등에 관하여 설명해보자.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에 대한 해석◆
1. 빗줄기의 양
ⓐ 비는 스트레스를 의미하며, 빗줄기의 양은 피검사자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의 양으로 본다.
ⓑ 비가 조금 내리는 것으로 묘사한 경우 피검사자가 스트레스에 민감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 빗줄기가 세차고 굵다면 받고 있는 스트레스의 양이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다.
2. 비에 대한 대응
ⓐ 그림 속 사람의 비에 대한 대응은 피검사자의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이다. 우산을 쓰고 있거나, 처마 밑에 피해 있는 등 비에 대응을 하고 있다면 피검사자가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그림 속 사람이 무방비 상태로 내리는 비를 맞고 있다면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뜻 한다.
3. 사람
ⓐ 사람의 크기 : 그림 속 사람의 크기는 피검사자의 자아에 대한 크기이다.
ⓑ 표정 : 그림 속 사람의 표정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나타나는 자아의 표정이라고 본다. 힘든 표정을 하고 있다면 스트레스로 인해 힘들고 지쳤음을 의미하게 된다.
4. 기타
ⓐ 가로등 : 애정, 지지, 관심 등을 나타낸다.
ⓑ 우산의 크기 : 피검사자의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이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준다. 지나치게 큰 우산을 그려놓았을 경우,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데 피검사자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 천둥, 번개 : 피검사자가 현재 상당한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타인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그림 : 피검사자가 타인의 스트레스까지 떠안으려 하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 임상미술치료의 이해, 김선현, 학지사, 2006]
○윤 대리: 다 그렸습니다.
▣감정연구소: 윤 대리님의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인지 한번 측정해볼까요? 대리님의 그림을 보기 전에 먼저 주의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술치료는 ‘A는 B다’라는 공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나의 전반적인 상황이나 처지에 맞추어 해석하되 앞에 기재되어 있는 해석 지표를 참고하는 것입니다. 절대적으로 미술치료에 사용된 내담자의 그림만 가지고 100% 해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윤 대리: 애매한 자극에 의한 측정이니 결과도 모호한 것인가요?
▣감정연구소: 하하!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미술치료에 의한 해석을 참고하되 나의 상황을 단정 짓지는 말자는 의견입니다.
○윤 대리: 알겠습니다. 그 점 참고하도록 하죠.
▣감정연구소: 앞에 기재되어 있는 질문에 따라 답을 해보죠. 그림을 그린 순서를 말해보고, 그림 속의 인물은 누구이며, 그 사람은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기분은 어떤지 말해볼까요?
○윤 대리: 그림은 먼저 저를 그렸고, 그다음 비를 그렸습니다. 그림 속의 인물은 저고요‚ 빗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어떻게 비를 피할까 생각하고 있고, 기분은 꽤 눅눅하네요.
▣감정연구소: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빗속의 대리님 자신을 그렸는데, 우산을 쓰고 있지 않고 비를 맞고 계시군요. 거기다 빗줄기도 강하게 그렸어요. 미술치료에서는 해석할 때 연필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린 악력을 볼 수 있습니다. 세게 그리거나 진하게 그린 것은 내담자가 강조하고 싶은 세상이나 대상을 무의식중에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 대리: 그러고 보니, 제가 빗줄기를 세게 그린 것 같네요. 그 부분만 진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감정연구소: 비는 스트레스의 양을 의미합니다. 우산 없이 강한 비를 맞고 있습니다. 우산이 없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방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의 양은 현재 대리님의 스트레스 양을 의미하므로,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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