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저녁 약속 있는 사람 있나?”
윤 대리와 눈이 마주친 남 팀장!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남자친구와 약속이 있는 윤 대리도 퇴근만 기다리는 중이었다. 분위기를 파악한 정 팀장은 모두 모이라는 손짓을 한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 눈치 봤어‚ 안 봤어? 우리 다들 선생님 눈치 보면서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지 하면서 학교 다녔잖아. 그렇지?”
회식 얘기 끝에 나온 학교 얘기에 서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다.
“학교는 돈 내고 다녀‚ 돈 받고 다녀? 돈 내고 다니는데도 선생님 말씀은 칼같이 들었잖아. 하물며 회사는 돈을 받고 다니잖아.”
이제야 이해한 팀원들의 눈동자는 모두 정 팀장님의 시선을 피한다.
“센터장님께서 술 한잔 하자고 하시는데…. 이럴 때는 약속이 있어도 원래 없는 거잖아! 그렇지? 다 같이 끝나고 한잔 하는 거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무실에서 퇴장한 정 팀장님,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감정노동’이라는 단어가 최근 미디어를 통해 이슈가 되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윤 대리는 두 가지의 감정노동을 느끼고 있다.
첫째, 고객에 의한 감정노동이다. 윤 대리는 고객의 말을 끊고 싶은 욕구를 참아가며 친절한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듣기 싫은 마음을 참아가며 고객의 이야기를 장장 1시간이나 들어야 했다. 그러므로, 고객에 의해서 감정노동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직장상사에 의한 감정노동이다. 유교의 사상이 사회인식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삼강오륜의 잘못된 해석으로 직장에서의 상하관계에 대해 심한 경우 주종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은 우리에게 큰 메시지를 주었다.
우리는 일상생활의 다양한 측면에서 감정노동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도 감정노동을 느끼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이 칼럼을 통해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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