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보다 경쟁점포에만 신경 쓰고 있지 않은가?
어느 점포든 주변 점포와의 경쟁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고객」이지 「경쟁점포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경쟁을 계속하다 보면 경쟁점포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신경 쓰이게 되어 언제부턴가 더 이상 고객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점포에선 포인트 카드를 만들어 주고 있으니까 우리도 만들어야지.」, 「저 점포가 ○○라는 메뉴를 출시했으니 우리도 빨리 시작해야지.」처럼 말입니다.
이런 움직임이 한 두 가지라면 괜찮지만, 도를 넘어선 서비스가 되어 버리면 안됩니다. 한 이자카야에서도 위의 상황과 거의 비슷한 상태였습니다. 조사를 의뢰한 점포 경영자는 「경쟁점포에 고객을 빼앗겨 매출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경쟁점포를 이길 수 있을지 알려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서둘러 의뢰점포 조사를 시작해 보자, 이미 주변점포와의 경쟁에 과열되어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몇 차례나 직원이 음료나 메뉴를 추천하러 왔습니다. 한 두 번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의뢰점포의 경우 2시간동안 5번을 추천하러 왔습니다. 약 20분에 한 번꼴로 오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고객은 마음 편히 쉴 수도,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도 없습니다.
당연히 고객이 점포에 머무는 시간은 짧아지고 객단가 상승도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지나치게 메뉴를 추천하는 과도한 서비스로 인한 부담감이 뼈 속까지 느껴져 옵니다. 또한 의뢰점포에서는 회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내점빈도에 따라 회원등급을 나누어 메뉴가격을 할인해 주고 있었는데 메뉴판에는 모든 등급의 회원요금이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객은 자신이 주문한 요리의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조차 없게 되어 의미 없는 제도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지역 전체가 서로 경쟁하고 있지 않은가?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의뢰점포 주변 지역까지 조사를 확대해서 실시했는데 그 결과 이 일대 이자카야가 의뢰점포와 비슷한 과열경쟁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쟁점포A가 광고지를 돌리면 B도 광고지를 돌립니다. A점포에서 500엔 할인 쿠폰을 발행하면 C점포도 500엔 할인쿠폰을 발행합니다. 그 외에도 90분간 음료 무한 리필, 비슷한 메뉴, 똑같은 신 메뉴 출시...
지역전체 점포가 서로를 따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상태라면 의뢰점포를 포함한 모든 점포의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일입니다. 아주 조금만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바라보면 매출부진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전혀 깨닿지 못한 점포 경영자는 매출부진의 원인을 「경쟁점포에 고객을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단정짓고 있었습니다.
저는 일단 조사결과를 정리하여 의뢰점포에 보고했습니다. 조사를 의뢰한 점포 경영자는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가 고객이 아닌 타 점포와의 경쟁에만 신경쓰고 있었던 자신의 점포에 있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해결책]
⊙접객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문제해결의 지름길
이 상태라면 점포의 매출감소는 계속된다...매출감소의 원인은 경쟁점포가 아니다...이 지역 일대 대부분의 이자카야가 고객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이런 보고를 올리자 예상대로 점포 경영자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고 당초 의도했던 경쟁점포를 제치고 싶다는 의도와는 달리 「고객중심의 점포를 만들고 싶다.」는 상담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한번 접객의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의 입장에서 의뢰점포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①과도한 권유
②이해하기 어려운 운영 시스템
③부담스러운 서비스
조사결과, 위의 세 가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저는 이 문제들을 간소화 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선은 과도한 권유를 전부없애고 음료와 디저트권유만 남겼습니다. 대신 권유에 소비했던 시간을 고객 대응에 중점적으로 쏟기로 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객이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두 번째로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을 해결하기 위해서 메뉴판에 실려있는 회원등급별 요금을 변경했습니다. 회원 등급에 따라 서비스 내용을 구분지어 놓은 것이 고객의 요구와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VIP고객」과 「일반고객」으로만 구분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점포는 점점 개선되어 갔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과제가 하나 더 남아 있었습니다. 일단 굳어져 버린 점포의 이미지는 절대 하루 만에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심플한 점포개선을 고객에게 어필한다.
우선은 회원 서비스를 새롭게 정비했습니다. 회원 등급에 따라 고객에게 보내는 엽서의 내용을 바꾸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내점횟수를 따져보고 자신이 어느 등급에 해당하는지 파악해야 했지만, 이제 모든 고객의 정보는 점포에서 관리합니다.
즉, 모든 고객에게 균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회원별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입니다. 개선의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성과가 나타나기 전부터 이미 앙케이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매출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의뢰점포에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무렵 경쟁점포에서 또 다시 의뢰점포를 흉내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의뢰점포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의뢰점포를 포함한 주변 이자카야가 깔끔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어느 점포를 가도 「집요하게 권하는 서비스와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 뿐」이라는 이미지만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그 결과 지역 전체 집객율이 높아지면서 점포들 사이에서도 서비스의 질을 무기로 삼는 새로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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