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추세보다 현격히 낮아…몰상식한 ‘갑’도 문제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비정규직 노동통계에 따르면 2015년 8월 기준 파견근로자는 21만 명으로 집계됐다. 2002년 9만 4천명인 파견인력은 13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파견수수료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세계 파견시장을 살펴봐도 국내 파견 수수료율이 많이 뒤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주요기업 대상 평균 파견수수료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5%로 나왔다. 이는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은 멕시코, 스페인, 인도, 중국보다도 현격히 낮다.
특히 멕시코(1만 174$)의 경우 한국(2만 8,338$)보다 1인당 GDP 차이가 1만 달러 이상 낮음에도 불구하고 파견수수료율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파견근로자 채용시 차지하는 간접비용이 5%다. 수수료율이 5%라는 것은 실제 이익이 거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파견수수료가 제자리인 것에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원인을 지목한다. 첫째는 사용사의 최저입찰 경쟁을 지목한다.
한 관계자는 “최저입찰을 하니 낙찰되기 위해서는 가장 낮게 응찰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이런 문화가 조성돼있어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사용사들은 아웃소싱을 무조건 비용절감의 목적으로만 사용하려고 한다. 이런 인식이 번져있으니 서비스 제고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둘째는 아웃소싱업체의 제살깎아먹기식 덤핑 경쟁이다. 몇몇 업체들은 우선 되고보자는 심산으로 5%로 안 되는 수수료로 영업하기도 한다. 이런 식의 덤핑 영업은 후발업체를 더욱 곤욕스럽게 만든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을 후발로 들어갔는데 사용사 담당자가 5%도 안되는 수수료를 요구한다. 안된다고 하면 이전업체는 되는데 왜 안되냐며 오히려 면박을 준다”고 전했다.
몇몇 몰상식한 업체가 산업의 물을 흐려 아직도 아웃소싱 산업이 후진국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저단가 경쟁에서 서비스 품질로 승부해 높은 수수료를 유지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맨파워코리아의 스태핑솔루션사업부 김연경 이사는 “사용사에 영업 할 때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면 이전 업체와 비교하며 왜 너네만 안되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때마다 맨파워코리아의 주요 파견 서비스와 차별성으로 설득하면 수긍하고, 우리가 요구한 수수료를 지불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아웃소싱 산업이 더 이상 실적싸움, 저단가 경쟁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각 기업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하고, 왜 우리와 계약하는지를 단가가 아닌 서비스로 설득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수료율 5%나 10%나 실제 지불 비용은 몇 만원 차이다. 국내 기업들이 몇 만원이 없다고 깎는다기보다는 관행이기 때문에 낮은 단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웃소싱 기업들이 스스로 자정적인 노력을 통해 이런 관행을 깨야한다”고 말했다.
HR서비스산업협회 남창우 국장은 “협회에서는 파견수수료율 12%를 권장하고 있다. 각종 간접비용과 서비스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적어도 12%는 돼야한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이는 국내의 독자적인 것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의 경제적 위치와 비슷한 해외 국가들을 살펴보면 결코 높은 것이 아니다. 국내 아웃소싱 기업들의 자정적인 노력을 통해 파견수수료율을 현실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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