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란 수수께끼를 파헤친 전설적인 과학인터뷰!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 제인 구달, 피터 싱어, 스반테 페보 등 세계적인 과학자 11인과 유럽 최고의 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이 ‘인간’이란 수수께끼에 관해 파헤친 전설적인 과학 인터뷰를 묶었다. 대화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독일 주간지 ≪차이트 마가진ZEIT Magazine≫에 먼저 실린 바 있다.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인이 왜 신전에 ‘너 자신을 알라!’를 새겼는지 생각해보지 않아도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벅차다. 그런데 쉽고 피상적이지 않은 글쓰기로 인기가 높은 과학저술가 슈테판 클라인은 그동안 인간의 내면 세계를 등한시한 과학에 과감하게 묻는다. ‘우리는 누구이고, 우리 안에는 어떤 수수께끼가 존재하는가?’
『이기적 전자』의 리처드 도킨스, 노화의 유전학적 메커니즘을 탐구해온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아인슈타인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과학자 제인 구달,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 피터 싱어,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스반테 페보, 30년간 아동의 사고를 연구한 발달심리학자 앨리슨 고프닉, 꿈의 생성 경로를 밝힌 정신과의사 앨런 홉슨, 신경철학의 대가인 토마스 메칭거,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의학자 데틀레프 간텐, 의식을 철학에서 과학의 대상으로 옮긴 생물물리학자 크리스토프 코흐 등은 슈테판 클라인의 다소 철학적인 질문에 ‘진화’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견해 그리고 최신 연구성과로 대답한다. 동시에 모든 주관적 경험을 배제하려 하는 정통 과학의 울타리도 허문다. 아무리 과학자라고 해도 인간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자기 자신을 제쳐놓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꿈 연구자 앨런 홉슨에게는 “렘수면은 측정 가능한 뇌 상태고, 꿈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인데, 렘수면이 꿈을 일으킨다는 것을 어떻게 그리 확신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이에 과학자 홉슨은 “꿈의 아주 많은 특징을 뇌의 작동을 통해서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연구 성과들을 제시한다. 철학적 문제 제기에 과학적 성과 제시로 대응하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와는 혹독한 자연 속에서 부족한 자원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 우리를 이기적이고 탐욕적으로 만들었는지, 또 그 경쟁이 우리 안에 공정함과 관대함을 어느 정도까지 심어주었는지를 놓고 논쟁한다. 한편, 제인 구달은 지도교수로부터 진지한 과학자가 되려면 침팬지와 우정을 맺으면 안 된다는 조언을 들었다. 철학자 토마스 메칭거는 그의 연구 주제인 의식은 너무 모호해서 진지한 과학에서 다룰 가치가 없다는 충고를 들었다. 이처럼 이 책에 나오는 과학자들은 하나같이 자기 분야에서 개척자로서 우리 자신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연구의 범위도 확장했다.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과학자들 덕분에 우리를 낳았고 오늘날까지 우리의 본질 전체를 규정하는 자연과 우리 인간이 떼려야 뗄 수 없게 연결되어있음을 새삼 되새겼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 자잘한 부분보다 더 많은 것을 파악하려면 과학의 지평이 아직 한참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덧붙인다.
그동안 너무 모호해서, 또는 철학적 대상으로만 간주해서 과학이 건드리지 않았던 인간의 내면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흥미롭고 주목할 만하다. 또한, 인간의 주관 세계와 객관 세계가 과학을 매개로 소통하는 첫걸음을 과감하게 내디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은이 : 슈테판 클라인 / 옮긴이 : 전대호 / 출판 : 청어람미디어 / 02-3143-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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