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학교, 학생 동원해 탄압"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학교, 학생 동원해 탄압"
  • 이준영
  • 승인 2014.11.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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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인상 등을 요구하며 155일째 청소노동자들의 파업농성이 진행 중인 울산과학대학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소노동자에 대한 법원의 강제이행금 부과에 이어 최근에는 학교 측이 학생들을 동원해 노동탄압을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18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울산과학대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소속의 청소노동자들은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해법을 찾지 못하자 지난 6월 16일부터 대학 본관 등에서 파업농성에 들어갔다. 현재 동참 인원은 23명이다. 2개의 청소업체에 각각 8명, 15명씩 소속되어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시급 6000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업체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파업이 장기화된 상태다. 지난 13일 사측이 일부 진전된 임금 제시안(시급 5580원)을 내놓았고, 19일 노사간 집중교섭이 예정돼 일부에서는 한때 타결전망까지 제시됐다.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은 대학 측이 노조원들에 대한 고소·고발 건을 취하하지 않는 데다 향후에도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는 강경 기조여서 업체와의 협상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불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게다가 지난 4일 울산지법이 대학 측의 '퇴거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청소노동자들에게 강제이행금을 부과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다. 법원은 교내에서 농성을 시작한 뒤 철거 강제집행까지의 기간인 총 11일치에 대해 청소노동자들 16명이 개인당 330만 원씩 5280만 원을 물어야 한다며 통장압류를 단행했다.

이 와중에 이번에는 대학 측이 학생들을 동원해 청소노동자들이 내건 현수막 등을 철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다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는 18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월 16일 교수협의회의 주도 아래 교수와 학생들이 '그린 캠퍼스 캠페인'이라는 자원봉사활동 이름으로 노동탄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시 교수와 학생들이 직접 나서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과 소원리본을 제거하는 일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는 이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안내문 형식의 문건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울산과학대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대학 측 관계자는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폐현수막을 찢어 학내 곳곳에 내걸고 욕설과 비방으로 캠퍼스가 얼룩지자 참다못한 교수들이 캠퍼스 정화를 실시했으며 일부 학생들이 이에 동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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