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현대판 음서제도 운용
농협중앙회, 현대판 음서제도 운용
  • 홍성완
  • 승인 2014.10.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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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난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농협중앙회 간부를 아버지로 둔 자녀들은 '취업난 무풍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이 사실상 '현대판 음서제도'(고려시대 5품 이상 관리의 자제에게 무시험으로 관리가 되게 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적폐 청산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박민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6일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신규 채용 직원 중 농협중앙회와 1150여 개의 회원조합에 임직원 자녀 221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출받은 자료 중 농협중앙회 지주사와 계열사의 자료가 빠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임직원 자녀 근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근무하는 M급(지점장급) 이상 간부의 자녀도 14명이나 됐고 회원조합 임직원 자녀는 모두 207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전·현직 조합장·상임이사·감사의 자녀들로 서류심사, 필기고사, 면접을 거쳐 채용되는 고시채용 124명과 서류심사와 면접만을 거치는 전형채용 83명으로 파악됐다.

전형채용에는 기술관리직, 경매직, 기능직, 계약직이다. 특히 채용된 직원들의 부모가 현직에 126명이나 근무 중이었고 이중 조합장은 93명이었다. 전직 81명 중 조합장도 49명이 됐다.

또 부산·경남지역 회원 조합 등에서 임직원 자녀 '취업 품앗이' 형태도 나타났다. 부산에서는 동래농협 상임이사 자녀가 남부산농협에, 반대로 남부산농협 상임이사 자녀는 동래농협에 취업했다. 대학 동기인 이들 자녀는 2011년 나란히 합격했다. 같은 해 울산 중앙농협 상임이사 자녀는 범서농협에, 범서농협 상임이사 자녀는 중앙농협에 취업했다. 또 범서농협 상임이사의 다른 자녀는 2년 뒤 역시 중앙농협에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 진주 동부농협에는 서부농협 상임이사 자녀가, 서부농협에는 중부농협 조합장 자녀가, 중부농협에는 대곡농협 조합장 자녀가 각각 취업했다. 또 남부농협에는 북부농협 조합장 자녀가, 금산농협에는 진양농협 조합장 자녀가 각각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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