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는 27일 오전 본관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개최해 서울대병원의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필수유지인력인 중환자실과 응급실 근무인력을 제외한 400여명이 이번 파업 농성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대한의원과 본관 사이 지하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첨단외래센터와 환자정보 수집 의혹을 받고 있는 영리자회사 헬스커넥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서울대병원이 의료민영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정희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출정식에서 “영리자회사 설립과 부대사업 확대는 명백한 의료민영화다. 서울대병원이 돈벌이에 나서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투쟁하게 됐다”며 “서울대병원은 의료법 개정도 없이 영리자회사인 헬스커넥트를 설립했고 첨단외래센터 공사에 재벌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분회장은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성과급제 폐지, 외주로 운영되는 어린이병원 급식의 직영 전환 등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투쟁으로 얻어낸 성과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대병원분회 김효은 대의원도 “첨단외래센터 공사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병원장은 임기가 끝나고 병원을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 부담은 환자와 직원들에게 그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현재 서울대병원 노사가 진행 중인 임금협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오병희 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합원들은 “병원장이 유병언이냐. 도주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통해 오 원장에게 성실히 교섭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사가 최근 9차까지 임금협상을 진행하던 중 두 차례만 교섭에 참여한 오 원장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의료연대 이향춘 서울지역지부장은 “오병희 원장은 노조와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더 이상 단체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다‘며 ”공공기관의 장이 법과 원칙을 모조리 어기면서 서울대병원의 정상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조의 주장에 서울대병원 측은 노조가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파업을 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병희 원장은 최근 병원 곳곳에 부착된 ‘환자 및 보호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대자보를 통해 “서울대병원 노조가 민주노총의 대정부투쟁 동참과 아울러 임금 총액 16.7%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서울대병원은 노조에서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하고 있음에도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20차례 단체교섭과 실무협의를 통해 최대한 성의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한다면 이로 인한 혼란과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가능한 모든 인력을 동원해 환자 및 보호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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