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투자 목적으로 법률 자문을 의뢰한 미국의 한 방사선센터는 최근 '한국에선 병실(病室) 수 등 조건이 까다로워 투자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베트남과 중국으로 방향을 돌렸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국내 진출 201개 외국 기업에 대해 '한국 투자환경 조사'를 벌인 결과, '국내 투자 여건이 열악(劣惡)하다'는 응답이 과반(55.2%)에 달해 '좋다'(44.8%)는 답변보다 많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이 나쁘다고 대답한 이유로는 '(정권 교체 때마다 달라지는) 정책 일관성 부족'(32.5%)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경제변수 변동성'(27%), '규제 수준 과도'(23.4%), '노사 갈등과 반(反)기업 정서'(10.8%) 등이었다.
최근 도입됐거나 논의 중인 기업 규제 관련 법안에 대해선 53.3%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49.8%는 "기업규제입법이 계속되면 한국에 대한 투자 축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들은 가장 부담이 되는 입법으로 '통상임금 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같은 노동입법'(35.4%)을 꼽았다. 2위와 3위는 '증세 관련 조세입법'(28.9%)과 '영업시간 및 출점규제 등 유통 관련규제'(11.9%)였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작년 3분기까지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 규모가 107억 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정도 줄었다"며 "기업 경영 여건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법을 만들고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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