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계스캔들 등 신용카드사 무분별한 구제 안된다
기업회계스캔들 등 신용카드사 무분별한 구제 안된다
  • 승인 2003.05.06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갬블러(도박꾼)들을 무작위로 구제해서는 안된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6일자 칼럼을 통해 한국 정부가 고
전하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에 공적자금을 투입, 각사의 노력없이 어려
움을 모면토록 해 주는 것은 일종의 "모럴 해저드"라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페섹은 기업회계스캔들과 금융시장의 불안정, 북한 핵문제 등이 한국
을 압박하면서 한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가 허상이 아니냐는 지적
이 있긴 하지만 한국은 금융시스템을 강화하고 외채를 줄이며 재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해 왔고, 다만 신용카드사 문
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섹은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금융시스템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요구
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자본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살아남을 수 없는 신용카드사
들을 무너지게 그냥 두느냐, 아니면 과거와 같이 금융사회주의
(financial socialism)으로 회귀하느냐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공적자금
을 신용카드사에 투입하는 것은 망해야 하는 갬블러들을 회생시키는
것처럼 과도한 리스크를 안고 가는 나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전한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경제성숙에 있어 중요하며 한국 경
제가 세계적으로 신뢰받으려면 기업들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고 말하고 지금의 위기가 바로 그것을 행할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
다. 그는 단기적인 생존에 급급해 무책임한 신용카드사들을 살린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경제에 희생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살아남아야 할 기업까지 외면해서는 안된다면서 금융시스
템 안정을 위해 통화공급에 나서는 것과 갬블러들을 구제하는 것은 별
개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