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포용 사이
비판과 포용 사이
  • 김연균
  • 승인 2011.08.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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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주자학의 두 축을 이루는 거장을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로 꼽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퇴계가 공경하는 마음으로 읽고 자신의 인격을 닦아가는 데 길잡이로 활용하는 경건한 수도자형 인물이라면, 율곡은 이론적으로 치밀하게 분석하여 논리에 어긋나는 점을 남김없이 예리하게 지적해내는 합리적 분석가형 인물이라고 합니다.

다산 정약용은 이 둘이 오가던 편지를 보고 율곡의 비판태도와 퇴계의 수용적 포용태도에 각각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양자의 입장을 종합하고자 시도했습니다. 즉 그는 먼저 이해의 폭을 넓혀 말한 사람의 본래 취지를 다각도로 반복하여 깊이 생각해보길 권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으로 단순하게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옳은 것 가운데도 옳지 않은 것이 드러나고, 옳지 않은 것 가운데도 옳은 것이 드러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비판’하기를 좋아합니다. A라는 사람에 대해 겪어보기도 전에 그 사람에 대한 비판이나 험담을 들었을 때 여러분은 아무런 편견 없이 그 사람을 대할 수 있을까요? 인간은 참으로 간사한지라 남을 비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위의 다산의 이야기처럼 남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곧이곧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편견과 독선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포용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간혹 상사나 동료 직원들과 함께 일을 시작해 보기도 전에 편견에 치우쳐서 정확한 사고를 하지 못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의 비판 속에서도 종합적인 사고와 판단력을 가지고 이해의 폭을 넓힌다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누구와도 함께 일해 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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