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바람, 다시 불 때 됐다"
"M&A 바람, 다시 불 때 됐다"
  • 승인 2003.05.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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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합병(M&A) 바람이 다시 불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딜에
앞서 옥석을 꼼꼼히 가리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M&A의 대가" 제프 리치 어필리에이티드컴퓨터서비스(ACS) 최고경영자
(CEO)는 8일자 미국 USA투데이와의 회견에서 M&A 시장이 다시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딜 100개 가운데 99개는 버린다는 자세
로 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관련 아웃소싱 전문업체 ACS는 M&A를 통해 급성장해온 기업. 지
난 15년간 66건의 인수를 통해 외형이 3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늘었
고 현재 세계 70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0년 1조7000억달러에 달했던 M&A 규모는 지난 해엔 4000억달
러로 급감했다. 대형 M&A 뉴스는 끊긴지 오래됐고 특히 닷컴 M&A는 완
전히 말라 붙었다. 리치 CEO는 그러나 "M&A 시장이 다시 꿈틀거릴 시
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리치의 견해에 따르면 M&A 시장이 얼어 붙은 것은 매수자가 아니라 매
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인수 가격이 너무 낮아 팔려는 곳이 없다는
것. 그는 기업 자산가치의 하락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유사한 과정을
밟는다고 지적하고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금융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결국은 매물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M&A가 성사되지 않거나 통합된 기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가장 중
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리치는 인수가격이 너무 높았거나 기업의 문화
적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ACS
의 경우 전담인력 5명이 상시적으로 M&A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나 경
제적인 면에서 적합하다고 판정되는 사례는 약 150건 당 1건 뿐이라
고 그는 설명했다.

일단 M&A가 성사된 이후엔 기업문화의 통합이 최우선 과제가 된다. 리
치는 "우리를 보고 적절한 인수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고 말하지
만 사실 누구든 기업을 매입할 수는 있는 것"이라면서 "더 어렵고 중
요한 것은 문화적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적 통합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AOL타임워너를 꼽고 "AOL
과 타임워너의 만남은 냉전시대의 동서 진영처럼 이질적인 문화의 충
돌을 불러왔기 때문에 아직도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낮은 점수를
매겼다. 반면 휴렛팩커드와 컴팩컴퓨터의 합병에 대해선 "양 쪽이 모
두 이익을 얻은 경우"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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