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세부 평가기준 오픈” 요구 KMAC 대립

(사)한국능률협회(KMA)는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비영리단체이다. 한국적 기업체질에 알맞은 경영관리의 지도 및 경영진단, 경영기술의 개발 및 보급, 경영자 교육, 기타 경영 조사연구 등의 사업을 통해 능률개념의 한국적 토착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1962년에 설립됐다. 관계사인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영리를 추구하는 주식회사로 1990년에 설립됐다.
KMAC가 2004년부터 7년에 걸쳐 많은 인원과 비용을 부담해 가면서 KSQI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콜센터 산업과 관련한 어떤 데이터도 없는 상황에서 KMAC가 KSQI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공을 인정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매년 발표할 때마다 불협화음이 들린다는 것이다. 물론 결과가 나쁘게 나온 기업들의 이야기겠지만 그 조사가 타당성이 있고, 문제가 없다면 매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데 대해서는 한번쯤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순수한 마음에서 업계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자기 비용을 들여가며 평가해 놓고 욕을 얻어먹는 다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KSQI에 대해 그동안 일부 기업들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90점 이상 이하 이분법 논리 업체 이미지 큰 타격
-평가 대상 제외해 달라는 기업 증가 신뢰성 의구심
■KSQI 31개 산업 190개 기업으로 확대
KSQI 콜센터부문 조사는 지난 2004년 종합경영컨설팅사인 KMAC가 국내 콜센터 서비스의 현 수준을 진단해 탁월한 서비스품질을 제공하는 기업을 발굴, 장려하고자 매년 한국의 우수콜센터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경영진의 관심 유도 및 투자 확대, 국내 콜센터 산업 전반의 발전을 이루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KSQI 콜센터부문 조사는 국내 주요 산업별 기업 및 기관의 콜센터를 대상으로 각 콜센터 당 총 100회에 걸쳐 평가가 실시 됐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사전에 교육 받은 전문 모니터 요원이 고객의 입장으로 콜센터로 직접 전화를 시도해 점수를 측정했다.
현재 KSQI 평가기준은 고객만족경영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국내 경영학과 교수 400명과 CS리더스 클럽에 속한 173개 산업 담당자들의 자문을 받아 작성된 평가 항목표이며, 콜센터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타당한 항목을 도출해 각 산업계 검증을 거쳐 활용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계절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야 하는 콜센터 등을 위해서는 1회 단발 조사로 발표되는 것이 아닌 연간 4회 분기별로 조사함으로써 업황에 따른 계절적 요인도 고려하고 있다.
■베일에 싸여 있는 KSQI 평가 기준
문제는 KMAC가 2004년부터 KSQI지수를 발표하면서 16개 평가기준에 대한 세부평가 기준은 공개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각 항목들에 대한 평가 점수는 업체들이 요구하면 제공 한다고는 하나 일부 기업에서는 그마저도 얻기 힘든 실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어떤 기업들은 “자기들의 평가 점수를 알기 위해 몇 번을 방문했음에도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만을 듣고 와 다른 업체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자기들의 점수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MAC 측은 “평가 자료는 업체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조사 대상기업들이 자료를 요청해오면 자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일부업체들은 업계마다 다른 평가기준을 KMAC에서 심혈을 기울여 객관적이고 공인된 기준을 마련했다면 기업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그 평가기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해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평가기준을 받아보고 자기들의 스크립트나 제도가 잘못되었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고칠 의향이 있고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평가기준을 받아보고 싶다는 입장이다. 또한 조사를 하는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지수를 공개함으로써 콜센터의 서비스 질이 좋아지기를 바란다면,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지를 밝혀 기업들이 서비스레벨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험을 볼 때도 언제 어떤 과목을 보고, 어떤 범위에서 어떻게 출제될 것인지 알려줘야 공부도 하는 것이지 아무런 정보도 없이 시험을 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것이다.
KMAC 측은 이에 대해 “대부분의 평가 기관들이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평가 기준을 공개하게 되면 조사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비공개 이유를 밝혔다.
■90점 이상 이하 이분법 논리 조사 설계 시 부터 결정
KMAC는 2004년부터 90점 이상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우수콜센터로 인정하고 있다. 2004년에는 콜센터 서비스품질지수 1위 인증 기업을 따로 발표했으며 2007년에는 1위를 포함하여 90점이 넘는 기업에 대해 ‘한국의 우수 콜센터’로 선정했다. ‘한국의 우수 콜센터’는 KSQI 90점을 넘는 기업에 대한 명칭으로, 개별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체에서 90점을 넘는 기업의 콜센터에 대한 인증 명칭으로 2007년에 새롭게 도입 되었다. 매년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각 콜센터간의 서비스품질차이가 크지 않고 90점이 넘는 콜센터는 ‘한국의 우수 콜센터’라는 명칭을 부여받기에 충분한 서비스 품질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2007년에는 90점이 넘는 우수콜센터만을 선정해 발표함으로써 떨어진 기업들의 반발이 거의 없었다.
2008년 들어서부터 90점 이상인 콜센터와 90점 미만인 콜센터를 모두 오픈하고 90점 이상인 콜센터에 대해서는 우수콜센터로 인증하고 있다. 2008년부터 우수업체로 선정되지 않은 기업들의 책임자들이 내부적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하거나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이분법적인 업체 발표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CS분야에서 10년 넘게 몸담아온 한 CS전문가는 “일반적인 CS평가에서 점수가 70점 이상이면 ‘우수’평점을 받는 게 보통”이라고 주장 했다. 하지만 KSQI의 경우 90점 이상 받은 기업도 대부분 거의 90점에서 92점 사이에 있고, 90점 미만을 받은 기업도 89점 근처에 대부분 몰려 있는데 1~2점 차이로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으로 고객들이 인지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MAC 측은 “조사결과는 90점 이상의 경우 우수, 90점 미만의 경우 비우수 콜센터로 발표된다. 이는 애초 조사 설계 시부터 조사 결과 항목에서 이미 결정한 법칙이라”고 답변했다.
■평가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업체 증가
해가 거듭 될수록 90점 미만인 기업을 중심으로 평가대상에서 제외 해줄 것을 요청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KMAC가 말한 대로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무료로 평가를 해주는데도 이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 결과에 따른 피해가 더 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KSQI지수 외에도 자체적으로 외부기관에 자체 콜센터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적게는 1년에 한번에서 많게는 분기마다 실시하는 기업도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돈을 들여가며 외부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무료로 그것도 종합컨설팅사인 KMAC가 평가를 해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반발하는 데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업체들로부터 사전에 평가대상업체로 선정해도 좋다는 것에 대해 동의를 구했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KMAC 측에서는 평가업체로 선정됐고 언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고, 해당업체 담당자는 전혀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하고 있어 진실게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법제도적 강제 사항이 아닌데도 왜 굳이 조사 받기를 원하지 않는 기업까지 포함을 시키고, 공개적으로 발표를 해서 그 기업에 피해를 유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참여를 해서 우리 콜센터의 서비스가 어느 정도에 머물러 있는 지 알아보고자 하는 기업만 해도 조사대상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사를 했다면 이미지로 기업의 브랜드를 유지하고 사업을 영유하는 기업들에게 90점을 기준으로 1점만 모자라도 서비스 레벨이 떨어진 것처럼 느끼게 하여,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외국처럼 참여한 기업만 조사를 하고, 우수한 업체들 몇 개 센터만 발표를 하고, 나머지 기업들에게는 비공개적으로 조사결과를 알려주어, 좀 더 분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 KMAC 측은 “90점 미만의 콜센터의 경우 평가결과가 나쁘다고 삭제를 요청하는 기업이 있었다”며 “KMAC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이들 기업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선거에 나온 후보자가 여론조사결과가 잘못 나왔다고 하여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달라고 항의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 생각 된다”고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는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선거에 나온 후보는 본인이 공개적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고 신청을 하였으므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발표하는 것이 맞다”며 “그런 논리라면 KSQI의 경우도 선거처럼 원하는 기업들만 경합을 하고 모든 국민에 알리기를 원했다면 그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참여를 원치 않는 기업들의 결과를 발표해 피해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가끔 사회단체가 문제가 있는 기업들에 대해 조사해서 발표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고객을 속이거나 고객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조사·발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KSQI처럼 상품의 품질이 아니라 서비스 수준을 조사해서 아주 나쁜 서비스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정도가 아닌데도 조사하고 결과를 모든 국민들에게 발표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수익사업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
KSQI지수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KMAC가 이를 통해 수익사업에 열을 올리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KMAC 측은 “KSQI 콜센터부문은 인증을 받는 제로도서 인증을 받은 기업은 자율의지로 자사의 홍보 및 마케팅을 목적으로 광고와 홍보에 참여할 시에만 참여비용을 부담케 하고 있으며, 컨설팅과 연계한 사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평가 결과발표에 따른 업체들의 파장이 크기 때문에 정부기관이나 협회와 같은 공공성이 높은 기관에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KMAC는 정부 기관도 아니고, 사회단체도 아니기 때문에 공공성을 가진 기관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든 이런 평가로 인해 피해를 입는 기업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콜센터 산업을 맡고 있는 지경부에서 예산을 집행하고, 협회나 소비자운동본부와 같은 비영리 법인에서 이 같은 지수를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공적인 기관들이 공공성을 가지고 서비스지수를 조사하고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일부 기업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과 같이 이 같은 평가점수를 빌미로 영업을 할 수 도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면 순수하게 서비스품질향상에 노력해 온 지난 7년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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