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36.2% '채용계획 없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상장기업 478개사를 대상으로 ‘2009년 대졸신입 채용계획’에 대해 일대일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발 금융위기를 비롯한 불황과 경기침체가 채용시장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채용에 나서는 기업은 38.3%(183개사)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기 실시한 동일한 조사에서 채용에 나서는 기업 비율이 80.1%로 나타난 것과 비교해 무려 41.8%포인트가 급감한 수치다.
반면 채용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곳은 36.2%(173개사)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5.6%보다 6~7배나 높게 나타났다. 10곳 중 4곳 가까이 채용문을 닫아건다는 얘기다. 아직 채용을 할 것인지 계획을 잡지 못한 곳도 25.5%(122개사)로 지난해 조사(14.3%)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58.4%가 채용을 실시할 것으로 나타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에 그쳤다. 채용하지 않을 것이란 비율이 9.7%로 나타나 올해 수준(미채용 비율 7.1%)을 넘어섰다. 아직 채용여부를 정하지 못한 곳도 31.9%나 됐다. 대기업의 3분의 1이 아직 채용에 나설지조차 정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나마 중견,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은 것이었다. 중견기업으로 내려오면서 채용하겠다는 비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40.3%가 채용에 나설 것으로 나타났고, 채용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도 27.8%로 급상승했다. 미정 기업 역시 31.9%로 대기업과 유사하게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은 아예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 55.2%가 내년 채용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채용을 할 것이란 비율은 26.7%에 불과했다. 미정은 18.1%, 채용계획 세웠지만 규모 확정 못한 곳 37.2%으로 나타났다. 채용에 나서기로 한 183개사 가운데 채용규모까지 확정한 곳은 115개사에 그쳤다.
채용계획을 세운 10곳 중 4곳 가량, 비율로는 37.2%는 아직 채용규모를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특히 중견,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강했다. 채용에 나서는 대기업 66곳 중 채용규모를 정한 곳은 36개사에 머물렀다. 54.5%만 규모까지 확정했고, 나머지 45.5%는 얼마나 뽑을지 까지는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견기업은 34.5%, 중소기업은 30.5%가 채용규모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많은 기업들이 채용문을 걸어 잠그고 있거나 채용 미정 상황인데다, 채용계획을 세우고도 정확한 인원계획까지는 수립하지 못한 채 결정을 미루고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낙관적으로 가정해 채용 미정인 기업들(25.5%)이 모두 채용에 나선다고 해도, 내년 채용하는 곳은 63.8%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채용에 나선 기업 비율(79.3%)에 한참 모자란다.
또한 채용 여부와 인원이 확정된 288개사를 지난해와 비교 결과, 올해 채용한 7천 227명에 비해 23.4%나 줄어든 5천 533명을 내년에 뽑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채용시장이 좋지 못했는데, 내년엔 여기서 또 5분의 1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대기업은 내년 3천 651명을 채용할 것으로 집계돼 14.5% 감소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37.8%, 34.0%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 이어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종별로는 기계철강조선 업종이 제일 안 좋았다. 올해보다 무려 71.9%가 줄어들 것으로 집계된 것. 자동차(-59.9%) 금융(-57.5%)도 내년엔 대폭 줄어든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건설(-37.2%) 식음료(-33.2%) 석유화학(-32.1%) 제약(-23.8%) 전기전자(-17.1%) 유통무역(-3.3%) 기타제조(-1.1%) 등 대부분의 업종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물류운수와 정보통신이 각각 올해 수준(+1.2%)은 유지될 것으로 나타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올해 나타났던 금융위기를 비롯한 경기침체의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채용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9년엔 좋지 못했던 올해와 비교해서도 채용기업과 채용규모 모두 축소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채용한파가 불어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큰 규모의 채용을 하는 주요 대기업이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곳이 많아 이들이 채용을 늘려 잡을 경우 일정 부분 감소폭이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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