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 조덕희 연구위원은 6일 `중소 제조기업의 영세화 현황과 대응' 보고서에서 1990년 이후 제조업 부문에서 중소 제조기업의 영세화가 급속히 진행됐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에서 종업원 5-9인 규모의 영세 소기업 수는 지난 1990년 2만1천652개사로 총 사업체수의 31.4%였으나, 2004년에는 5만6천976개사로 전체의 절반(50.7%)을 넘어서는 등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중기업(종업원 50-299인)의 숫자는 1990년 8천820개사(12.8%)에서 2004년 8천38개사(7.2%)로 감소했고, 대기업(300인이상) 수도 1990년 1천193개사(1.7%)에서 2004년에는 695개사(0.6%)로 대폭 줄었다.
영세 소기업은 제조업 종업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61.7%에서 1996년 69.2%, 2004년 75.7% 등으로 증가했고, 부가가치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 44.3%에서 1996년 47.2%, 2004년 49.4% 등으로 확대됐다.
조 연구위원은 이같은 영세 소기업의 증가가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벤처 붐에 따른 `다산다사(多産多死)'형 창업 활동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장기간의 소비 침체로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조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활발히 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특히 영세 소기업이 새로운 투자나 사업의 확대에 소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중(中)기업으로의 성장이 정체되는 `좀비(Zombie)'기업화 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라고 조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전체적인 노동생산성 향상이 지연되고 있으며, 대.중소기업간 노동생산성 양극화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100)과 비교한 영세 소기업의 노동생산성 비율은 1990년 32.5%에서 1996년 26.6%로 낮아진 데 이어 2004년에는 18.6%까지 떨어졌고, 중소기업 전체로 봐도 1990년 49.3%에서 2004년에는 31.3%로 낮아졌다.
영세 소기업의 종업원이 늘어난 반면 이들 업체의 평균임금 수준이 2000년 대기업의 56.6%에서 2004년 48.4%로 하락한 것은 저임금 고용이 확대되는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조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같은 중소 제조기업의 영세화로 인한 문제점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유망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와 컨설팅,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이들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아웃소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