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 민감해졌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 민감해졌다
  • 남창우
  • 승인 2006.10.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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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 소비, 투자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고 이것이 지속적으로 경기, 소비, 투자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경제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재정, 금융 등 적극적인 거시경제 대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23일 발표한 ‘최근 경기변동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1998~2006) 우리경제의 변동성은 4.92%로 외환위기 이전(1990~1997)의 2.08%와 비교하여 약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동성 증가와 함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전의 7.3%에서 4.3%로 떨어졌다. 한편 소비와 설비투자의 변동성도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각각 2.9배, 1.9배 증가하였고, 소비와 투자의 증가율은 7.1%에서 2.9%로, 9.9%에서 7.7%로 각각 떨어졌다.

확대된 경기변동성이 내수의 안정적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커져

한편 대한상의는 IMF이후 경기변동성이 확대된데는 일차적으로 국내 성장구조가 수출과 같은 해외변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던 반면 소비, 투자 등 내수의 역할은 축소되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전 7.5%p에 달했던 내수(최종소비+총자본형성)의 성장기여도는 외환위기 이후 2.4%p로 크게 낮아진 반면,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4%p에서 2.0%p로 증가하였다.

아울러 외환위기 이후 경기사이클이 계속해서 짧아지고 있다는 것도 경기변동성을 확대시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기순환 주기는 외환위기 이전 4년(확장기간 11분기, 수축기간 6분기)에서 외환위기 이후 2년 정도(확장기간 5분기, 수축기간 3분기)로 단축됐다.

보고서는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면 경제 불확실성의 증대로 기업의 투자가 지연될 뿐 만 아니라, 가계 또한 소득감소와 해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를 줄이게 되는데, 이는 「수요 감소 → 생산 감소 → 기업의 투자 위축 → 경기위축」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는 지난 해 이후로 경제성장(GDP)과 소비, 투자의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경제 불안정성이 소비와 투자의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00~’04년 중 GDP와 소비의 상관계수는 0.902, GDP와 설비투자의 상관계수는 0.304 수준이었으나, 작년 이후 이들의 상관계수는 각각 0.993, 0.973으로 높아졌다.

경제회복을 위해 투자활성화와 함께 재정, 금융정책을 통한 거시 대응능력의 강화가 필요

대한상의는 현 시점에서 경기변동성을 축소하고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재정, 금융정책을 통한 적극적인 거시 대응능력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와 같이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가 나쁜 상황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경제안정화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SOC 투자 확대와 같은 적극적 재정확대정책을 시행하고 금리, 환율 등 가격 변수의 안정에 최대한 관심을 가져 단기적인 경제 불안요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기업의 투자 확대는 고용을 늘리고 가계의 소득과 소비증대로 이어져 경기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현재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여 해외요인에 민감한 국내 성장구조를 내수부문의 강화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국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경기변동성 확대가 전체 가계소비를 10% 정도까지 줄 일 수 있다“ 면서, ”현재와 같이 경기가 장기간 침체된 상황에서는 정부가 좀 더 거시경제정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는 것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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