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래시장 살리자 연합전선 형성
부산 재래시장 살리자 연합전선 형성
  • 김상준
  • 승인 2006.08.28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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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래시장들이 재기(再起)를 위한 본격적 반격에 나섰다. 가까운 시장끼리 통합하거나, 공동으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박람회도 여는 등 ‘연합전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대형 할인점에 밀려 쇠락을 거듭해온 재래시장의 상권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오전 부산시청. 부산시장상인연합회 및 부산시는 부산은행 및 한국조폐공사와 ‘공동상품권 위탁관리 및 제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말 설립 등기를 마치고 출범한 ‘부산시장상인연합회’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첫 작품이다.

‘부산재래시장 상품권’은 부산진·자유·평화·창선·자갈치 등 12개 주요 시장에서 통용된다. 도안은 이미 나왔고, 추석 이전인 다음달 중순 판매된다. 액면가 5000원권 40만장, 1만원권 10만장 등 모두 3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참여한 시장들은 각각 4350만원씩 내놓았고, 중소기업청 지원금도 1억원 끌어왔다.

상인연합회 차수길(65) 회장은 “부산은행이 재래시장을 돕기 위해 수수료도 받지 않고 위탁을 맡아 주었고, 시(市)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공동상품권이 빨리 자리잡도록 시민·기업체·관공서를 대상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펴겠다”고 했다.

다음달 15일부터는 부산시와 함께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재래시장 상품박람회’도 연다. 부산의 50여 개 재래시장이 참여해 우수 상품을 전시·판매한다. 홍보·체험관을 포함해 부스를 100개나 만들어 소비자와 만난다. ‘기다리는 시장’이 아니라 ‘찾아가는 시장’, 새로워진 시장을 보여 주겠다는 것. 상인들은 자체 행사로 재래시장 활성화 다짐대회와 공동상품권 발행 기념행사도 연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부전동 일대 6개 시장의 번영회 대표가 모여 ‘부전마켓타운’ 협정을 맺었다. 부전시장·부전인삼시장·부산전자종합시장·서면종합시장·부전상가·부전종합상가 등 6개의 시장이 하나가 됐다. 이벤트나 축제, 홍보도 이제부터는 함께 한다. 이날 회장으로 뽑힌 최경환(65)씨는 “여기서 40년이나 장사했지만 시장들이 힘을 합쳐 보자고 모이기는 처음”이라며 “손님이 많이 찾아 올 방법을 함께 찾아 가겠다”고 했다.

‘부전마켓타운’은 이용객에게 공영주차장 주차권을 주고, 도로의 시장 안내판도 늘리고 문양을 바꾸는 등의 현안을 협의체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시내 관광버스 노선에 포함시켜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등 여러 제안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범천동 귀금속상가, 부산데파트 등 10개 재래시장은 연초부터 통합 인터넷쇼핑몰인 ‘부산e장터’(www.busanmart.com)를 운영하고 있다. 내놓은 상품이 2500가지에 이른다. 화면에서 이미지를 선택해 결제하면 택배로 받는다. 상인들은 중소기업청이 구포시장과 부산상공회의소에 개설한 ‘상인대학’과 컴퓨터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경영과 전자상거래 기법을 배워 변화에 동참하겠다는 것. 한편 남천·국제·양정 등 9개 시장은 최근 캐릭터를 개발해 홍보에 나섰다. 용호·동래시장 등에서는 빈 점포에 고객을 위한 탁아소나 휴게실을 설치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2001년부터 170개 재래시장 가운데 100개가 국비·시비·민자(상인들 자비)를 6:3:1로 투입해 시설현대화 사업을 해왔다. 총 732억원이 리모델링, 옥상정원, 주차장, 아케이드 설치 사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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