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청 6층 대회의실.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회의실을 가득 메운 구청 공무원들은 114콜센터에서 나온 여강사가 ‘잘못된 전화 응대’ 사례를 들자 계멱쩍은 표정만 지었다.
장안구 직원들은 지난달 27일부터 114콜센터 강사를 초청해 민원 창구 직원에서부터 과장급까지 100여명이 2개 조로 나뉘어 하루 1시간씩 2주간 집중적으로 친절교육을 받고 있다.
전화 업무 처리가 갈수록 늘고 친절 봉사가 강조되면서 114 콜센터에 교육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교육을 받겠다는 곳도 일반 기업뿐 아니라 병원,군부대,구청,소방서,경찰서,관세청,국세청,기획예산처,청와대 등 소위 ‘힘’있는 부서로 다양화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114콜센터를 운용하고 있는 KT의 자회사인 한국인포데이타는 2002년 5건에 불과했던 출강 건수가 2003년 18건,2004년 26건,작년 34건 등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114콜센터 운용사업을 하고 있는 인포서비스도 작년 7건에 이어 올해는 2월까지만 3건의 출강요청을 받았다.
한국인포테이타 관계자는 “민간 기업에서도 요청이 들어오지만 주로 관공서가 많다”며 “외환 위기 이후 민간기업이 고객 만족 경영 차원에서 앞다퉈 직원 친절 교육에 나서거나 자체 강사를 고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변화의 무풍 지대로 남아있던 관가들이 드디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숙 장안구청 민원 계장은 “민원인들의 의식 수준이 예전같지 않아 좀 불친절하게 대하는 공무원이 있으면 바로 인터넷에 항의가 올라 온다”며 “상급 기관인 장안 시청에서도 공무원들의 전화친절도 점검을 연례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방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갈수록 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방 대학의 교직원들은 입시요강 응대법 등을 교육받기도 한다.
인포데이타 박진희 대외협력부장은 “강원 지역의 한 군 부대에서 친절교육을 받겠다며 강사를 보내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우리 사회가 그만큼 따뜻하고 부드러워지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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