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정책 후퇴의 기대감으로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호가상승 움직임을 보였지만,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는 없다며 정책추진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다시 소강상태로 돌아가는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결국 8·31부동산정책은 후속 입법추진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완전하지 않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지금의 상황을 ‘불안전한 휴전’ 상태로 표현했다.
정책의 강도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조만간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아직 살아 있어 작은 틈새라도 보이면 언제든지 8·31부동산정책 발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도 불안전한 상황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대기 중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400조 원에 이르는 유동자금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부동산 불패신화가 깨졌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재건축시장, 중대형 아파트, 판교 및 분당, 신도시 개발 인근지역 등은 여전히 자금 흡수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안정을 위해서는 8·31부동산정책 후속입법이 원안대로 처리돼 정책 변화가 없음을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 집값 전망-내년 서울 3.9% 전국 4.7% 하락 전망
전문가들은 일단 후속입법이 완료돼 내년부터 8·31부동산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증가돼 투기심리가 차단되고 부동산 시장의 실수요자 재편도 빠르게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정책으로 다주택자나 투자수요자가 세금 부담을 직접 느끼게 되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투자수요자는 시장 진입을 꺼려 가격은 하락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내년에는 부동산 매매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며 “다만 매물은 유망지역보다는 외곽지역, 비인기지역,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 지역의 낙폭이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 팀장은 “2001년~03년에는 어느 지역이든 다 올랐지만, 앞으로는 인기지역이 더 확연하게 선별될 것”이라면서 “주택시장도 경쟁력 있는 단지에 몰리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이사는 “최근 국지적으로 강남권 등 선호도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일부 오르기도 했지만 거래 빈도는 많지 않은 호가상승이며, 재건축시장도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에 다시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은 투매성 급매물이 기대만큼 쏟아지지는 않겠지만 매수세가 여유 있어지면서 하향

건설산업연구원은 8·31부동산정책의 파급효과로 내년 집값은 서울이 3.9% 떨어지는 것을 비롯, 전국적으로 4.7% 하락할 것으로 보는 등 대부분의 분석기관이 내년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세시장은 매수수요가 대기세로 돌아서면서 전세수요가 급증 전세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토지시장-기업도시 등 국지적 상승 가능 지역 대책 세워야
전문가들은 토지시장의 경우 8·31부동산정책 발표 시기를 고점으로 대세 하락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시장은 주택시장과 달리 단기 조정기가 없었고, 토지거래허가제 등 취득·보유 관련 규제의 강도가 세 내년에도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팀장은 다만 “호재가 있는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의 건설지나 대토수요가 있는 지역에는 국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추가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후속대책-공공택지 비축물량 확대·임대주택 확충 방안 등
정부는 내년 초 8·31부동산정책에 이은 2단계 대책 마련에 착수하기로 했다. 2단계 대책에는 분양가 인하, 공공택지 비축물량 확대, 전월세 가격 안정, 임대주택 확충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문수 경제보좌관은 16일 KBS1라디오에 출연 “2단계 부동산대책에선 본격적으로 가격이 낮게 공급이 많이 되도록 하고 실수요에 맞게 확대하는 쪽으로 지혜를 모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보좌관은 “공공택지에서부터 우선 싸게 공급되도록 해서 민간택지 분양아파트도 실질적으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도록 정책을 모으겠다”며 “적어도 공공택지에 관해선 조성원가로 공급해 원가를 낮추고 거기에 따른 특별한 초과이익은 주택채권제를 도입해 환수하는 시스템으로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내년 부동산정책 방향이 분양가 인하와 서민 주거안정에 맞춰져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김희선 이사는 “국민주택 규모 등에 한해 원가를 절감하고 분양가를 낮춰 서민 등 실수요자들이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2단계 대책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보좌관은 그러나 “원가공개 자체를 정부가 강제적으로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아 많은 부작용을 수반할 것”이라며 분양가 자율화 폐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도 분양가 공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계를 돌리려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함 팀장은 “내년 2월 예정된 공공택지 조성원가 공개의 실효성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좀더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분양가 원가공개 주장은 성급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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