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쌀' 만들어 개방 파고 넘는다
'맛있는 쌀' 만들어 개방 파고 넘는다
  • 승인 2005.12.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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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부터 전국 백화점에는 ‘탑라이스’라는 이름의 특별한 쌀이 등장했다. 농촌진흥청이 수입 쌀 시판에 대비해 세계 최고의 쌀을 만든다는 목표로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이 바로 탑라이스.

엄선된 종자로 만들어진 탑라이스는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철저한 관리를 거치기 때문에 일반 쌀에 비해 맛있고 부드러우며 식어도 잘 굳지 않는다. 소비자는 탑라이스 홈페이지(toprice.rda.go.kr)를 통해 생산 이력을 확인할 수도 있으며, 정해진 양이 모두 팔리면 판매 종료가 고시돼 유사품이 차단된다.

탑라이스는 수입 쌀에 맞서는 우리 쌀의 미래를 보여준다. 값은 다소 비싸더라도 우리 땅에서 자라 우리 입에 맞고 탁월한 맛을 가진 쌀. 수입 쌀과는 품질에서 확연히 월등하다.

정부는 고품질 쌀 생산이 쌀 시장 개방이라는 파고를 넘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쌀 협상 비준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소량이긴 하지만 수입 쌀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2014년부터는 관세화 조건으로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현재 국제 곡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외국 쌀값은 우리 쌀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저렴한 가격은 수입 쌀의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그러나 '값이 싸긴 하지만 맛은 없는 쌀'보다는 '값은 좀 비싸도 맛있는 쌀'이 더 경쟁력이 있다는 것. 정부는 이미 2002년부터 ‘양’에서 ‘질’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한 상태이다.

우리 쌀은 그동안 재배 관행을 개선하고 가공·유통 단계의 품질관리를 해 왔지만, 외관이나 맛에서 외국의 고품질 쌀에 비해 월등한 수준은 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량 종자의 공급을 확대하고 토양을 개량하는 등 쌀 품질 고급화 6대 중점 과제를 선정, 추진하고 있다.

우선 토양의 유기물 함량 증대를 위해 겨울철에 토끼풀 등 비료 작물 재배를 확대하고, 포대당 25% 수준으로 보조(650~750원)하고 있는 유기질 비료 보조 물량을 올해 70만 톤에서 내년에는 120만 톤으로, 2007년 이후에는 150만 톤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 구축이 완료된 토양정보시스템을 통해 각 농경지에 알맞는 최적 작물 선정과 작물별 시비 처방서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최고 품질의 쌀 품종 9~10개를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신장병이나 고혈압 환자용, 다이어트용 등 다양한 기능성 품종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쌀이 좋으려면 종자가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 정부는 올해 32% 수준인 정부 보증 종자 보급률을 2010년까지 60%로 높이고, 올해 363억원인 보급종 벼 수매자금을 2008년 443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각 시·도는 시설채소·담배·마늘·양파 등 2모작 논, 그늘진 논, 도열병·냉해 논 등 질소비료 과잉이 우려되는 논을 중점 관리하고, 비료 포장지에 실중량까지 표시토록 하는 등 질소비료 사용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좋은 벼를 수확했다 하더라도 건조와 저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정부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산물벼 처리 능력 향상을 위해 2010년까지 건조·저장 시설 669개소를 추가 설치해 유통량 대비 5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RPC 저온 저장 시설 확충을 위해 2010년까지 299억원을 투입, 경영 우수 RPC를 중심으로 저온저장시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품질 쌀의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밥맛이 가장 좋은 유통기간’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 고급 브랜드 쌀의 경우 여름 15일, 겨울 30일로 정하고 있다.

우리 쌀의 품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입 쌀의 부정 유통을 막는 것도 필수다. 올해 1만5000명의 명예감시원을 위촉해 원산지 부정 유통 단속과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행 100만원인 신고 포상금을 내년 1월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를 강화해 TV 등 매체를 활용한 홍보 프로그램 제작, 캠페인, 광고 등을 실시하는 한편, 서울 등 대도시에 쌀 테마파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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