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기술인력 올 8만명 中·印등 이동
퇴직 기술인력 올 8만명 中·印등 이동
  • 승인 2005.09.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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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자동차·철강 등 전분야 대상

주요국가 상반기만 전년수치 근접

국내 퇴직 기술인력들의 탈한국화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도·러시아 등은 전자·자동차·철강 등 산업계 전 분야에서 기술 노하우를 축적한 한국의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잇단 러브콜을 보내면서 기술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유휴 기술 인력들이 외국으로 대이동을 하고 있다. 최근 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업계는 중국·인도 등 친디아(Chindia) 국가와 말레이시아·러시아·필리핀 등 아시아권의 개발도상 국가들이 올 한해만 한국의 퇴직 기술 인력(대기업·중소기업 포함)을 7만∼8만명 정도 스카우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국가는 한국의 대규모 구조조정 후 ‘실업자’가 된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 고급 기술을 전수받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경총과 재취업 전문업체인 한국아웃플레이스먼트 DBM코리아 등은 올 상반기 중 한국 퇴직 기술자를 중국 9500명, 인도 7000명, 말레이시아 1000명, 러시아에 900명 등 재취업(아웃플레이스먼트)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경우 지난 2003년 6000명, 2004년 1만1000명을 영입했고 인도는 2003년 3500명, 2004년 8000명을 영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말레이시아는 2003년 500명, 2004년 1200명에 이르고 있고 러시아는 2003




3년 300명, 2005년 1100명을 각각 스카우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중국·인도 등 외국에서는 한국의 퇴직 기술자들을 영입해 ‘기술고문·자문역’ 등의 명함을 주고 30∼40년 습득한 기술을 통째로 이전받고 있다.

특히 국내 퇴직 기술자들은 현직이 아닌 점 때문에 평균 연봉 3000만∼4000만원 전후의 저임금을 받고 ‘평생 기술’을 넘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 중에는 삼성·LG·SK·포스코 등 주요 기업에서 퇴직한 기술자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대우·쌍용·현대 등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그룹의 계열사 소속 엔지니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중에는 섬유·문구·플라스틱가공·주물·비금속·시계 등의 분야에서 종사한 기술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대우전자(현 대우일렉트로닉스)·현대전자(현대오토넷)·대우자동차(GM대우) 등의 퇴직 기술자들은 중국과 인도에만 2000명이 넘는다. 이들은 중국의 톈진·칭다오·쑤저우와 인도의 뭄바이 등을 중심으로 현지 자동차부품업체와 전자업체 등에서 기술자문 역을 맡고 있다.

전직지원업체 관계자는 “지난 98년 이후 기업 구조조정으로 거리에 내몰린 20만∼30만명에 달하는 퇴직 기술자들이 해외로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10년 전 미국·일본 등 기술 선진국의 퇴직 근로자를 집중 스카우트한 개발도상 국가들과 다를 바 없으며 향후 해외로 이동하는 퇴직 기술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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