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중심 집값 하락 "거센 바람"
강남 재건축중심 집값 하락 "거센 바람"
  • 승인 2005.09.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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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주공5단지 2억이상 빠져… 거여 · 마천지구 투기세력 발 못 붙여

정부가 '8.31 부동산정책'을 발표하자마자 강남 재건축 단지를 시작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등 정책효과가 입법화 단계 전부터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재건축 단지는 올초부터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개 지역과 경기 분당·용인·과천 등의 집값을 오르게 한 근원지였다는 측면에서 이번 집값 하락이 미칠 파장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강남구의 집값상승율은 0.4% 하락했으며 분당과 과천도 각각 0.5%씩 떨어져 지난 2월 이후 지속된 상승세가 7개월만에 꺾였다.

특히 집값불안을 촉발시킨 강남 4개 구 및 과천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는 더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재건축 단지는 지난 6월 9.9%나 상승한 데 이어 7월에도 0.4% 올랐으나, 8월 들어서는 2.0% 하락했다.

매수자 관망 상태…거래 건수 급감

송파구도 6월 13.7%까지 상승했다가 7월 2.0% 하락한 데 이어 8월에도 1.8% 떨어졌다. 과천시는 6월 8.5%, 7월 1.7% 상승하다가 8월에 2.6% 하락했다.

8.31 부동산정책 발표 후에는 이러한 하락세가 더 뚜렷해졌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주간 변동률로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달 26일 -0.1%에서 지난 2일 -0.35%로 하락폭이 커졌다.

송파구 주공5단지는 호가가 10억~13억원에서 8억~11억원으로 2억원 이상 빠졌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3차 45평형이 10억25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하락했고, 강동구 둔촌동 주공2단지 16평형도 4억8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자가 관망상태로 돌아서면서 거래건수도 급감했다. 9개 기존 주택거래신고지역의 월간 신고건수는 6월 3109건에 달했으나 8월에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768건이었다. 강남구·분당구도 각각 6월 598건, 446건에서 8월 121건, 46건으로 줄었다.

한은, "올해보다 내년 낙폭 더 클 것"

건교부는 앞으로도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이 중대형 및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이 같은 집값 하락세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8.31 부동산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올해보다는 내년에 하락폭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강화되고 2007년에는 1가구2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정책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1가구 다주택을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면서 내년에 집값이 더 크게 떨어진다고 예측한 것이다.

한은은 또 토지가격은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토지투기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뚜렷한 하향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거여·마천지구 호가만 상승 거래는 없어

국토연구원 윤주현 박사는 “현재는 본격적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기보다는 관망세에 따른 상승세 둔화 내지 소폭 하락인 것 같다”며 “정기국회에서 입법과정을 거치고 정책에 대한 확실성이 생기는 4분기부터 하락세가 더 뚜렷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현 부동산114 팀장은 “8.31 부동산정책이 발표됐지만 대부분의 정책이 1년간 유예기간이 있고 이미 예고된 정책이었기 때문에 지난 주 아파트 시장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미 투자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세금부담이 현실화되고 매수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된다면 아파트값도 점차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8.31 부동산정책 발표 이후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송파 거여동·마천동은 일부 호가만 뛰고 있을 뿐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추격 매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정부가 송파 거여동·마천동을 8일부터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하고 송파 신도시에 대한 부동산 투기꾼은 국세청이 평생 관리키로 하는 등 투기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힌 터라 투기세력이 쉽게 발붙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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