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입사 포기 80%의 진실
[데스크칼럼] 입사 포기 80%의 진실
  • 승인 2005.07.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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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취업이 실업률을 낮춘다

실업문제가 심각하다고 연일 각 언론사와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목청을 높이고 있다.
취업준비자들(실업자)도 일 할 곳이 없다며 ‘정부에게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며 아우성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돈은 돈대로 써가며 미봉책 만들기에 여념이 없고, 실상 해봤자 효과도 별로 없어 또 여론의 뭇매를 맞곤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에 그렇게 일자리가 없는 걸까.

한 설문통계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 대표 김남일)이 구직자 1,921명을 대상으로 “합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사를 포기하신 적이 있습니까?”라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79.8%가 ‘입사를 포기한 적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언뜻 보기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시 무려 80%에 달하는 구직자들이 그렇게 염원하던 취업을 하고도 입사를 포기했다니...

그러나 그 이유는 간단했다. 입사포기를 선택한 구직자들은 입사포기의 이유로 연봉과 근무 조건이 맞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즉, 막상 취업은 했지만 마음에는 들지않았다는 것이 이유가 가장 많았다.

설문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입사 포기의 이유로는 ‘연봉이나 근무 조건이 맘에 들지 않아서’가 36.5%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업무내용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다를 것 같아서’ 25.9%, ‘면접 때 느꼈던 회사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17.1%, ‘조건이 더 좋은 다른 회사에 취직했기 때문에’ 14.9%의 순이었다.
기가 막힌 것은 ‘막상 출근하려니 귀찮아서’란 대답이 5.7%가 있었다.

기업이 사람을 채용할 때 드는 시간과 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그런데 ‘무조건식 취업지원으로 원래 채용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직 기회를 박탈




시키고 기업에게는 비용마저 떠넘긴 작태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취업사기를 일삼는 곳이나 원래 조건과 다른 조건을 제시한 곳은 별개다. 하지만 대다수의 선량한 기업들은 손해를 그대로 감수해야만 한다. 이 상황을 좀 더 들여다 보면 기업이 그 인재를 채용했을 때는 최적의 인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사를 포기한 구직자의 생각은 다르다. ‘내가 이정도 회사에서 일할 것 같아’라는 자가 당착에 빠진 경우가 대다수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연봉많고 조건 좋은 회사는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본인의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취업이 보이고 또한 개인의 비전도 거기에서 충분히 이뤄나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요즘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커리어를 충분히 만들어 가면서 결국은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취업할 기회도 얼마든지 있다.

실업문제의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설문 통계로만 본다면 ‘눈높이 취업’이야 말로 실업문제 해결의 가장 빠른 방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기업도 더 세밀하게 채용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채용에 투자하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한다면 더나가 기업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정확한 안목과 프로세스가 요구된다 하겠다. 인사담당자들이야 ‘사람의 마음속을 알 수 없기에 불가 항력’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점을 잘 가려내는 것이 또 기업이 할일이 아니겠는가.

정부 정책당국자는 이번 통계를 그냥 가십성으로 흘려 보내지 말았으면 한다. 조금 더 세밀한 조사를 실시해 다른 방향에서 실업문제 해결의 방책을 도출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입사포기 79.8%’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구직자, 기업, 정부 모두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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