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사정 참여 또 무산…반대파, 시너 뿌리며 난동과 추태
민주노총 노사정 참여 또 무산…반대파, 시너 뿌리며 난동과 추태
  • 승인 2005.02.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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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사회적 교섭 안건'문제를 처리하려했으나 정족수 미달과 반대파들의 난동과 단상 점거 등으로 표결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유예됐다. 또다시 노사정 대화 참여 시도가 무산된 셈이다.

이수호 위원장은 이날 밤 9시45분께 "재석 대의원 376명으로 의결 정족수 393명에 미달해 (표결의) 유예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이 위원장은 이어 "이번 회의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민주노총의 핵심 관계자는 "1주일 이내에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위원장 사퇴 등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앞서 자신의 거취문제까지 거론하며 표결을 시도했지만 강경파들의 몸싸움과 점거 등에 이은 정족수 미달로 결국 표결도 못하고 임시대의원회는 막을 내렸다.

오후 3시 개막 때부터 반대파 결의대회 열려

지난달 20일 열린 정기대의원대회가 정족수 미달로 유회돼 ‘사회적 교섭’ 안건을 본격 논의하지 못한 것과 달리 이번 임시대의원대회는 오후 3시5분 개회 선언 직후 회순통과와 안건설명에 이어 질의응답이 곧바로 진행되는 등 신속하게 안건이 다뤄졌다. 개회선언시 재적 대의원 785명 중 451명이 참석해 의결 정족수인 재적 과반수(393명)을 넘겼다.

지난 98년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교섭’과 관련한 안건을 상정한 것은 세 번째이지만 본격적인 찬반토론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대의원들은 2월 투쟁을 앞두고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이 일단 주류를 이뤘다. 즉 "사회적 교섭에 참가할 만큼 노무현 정부의 노동인식이 변했다고 보느냐" "정부의 비정규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2월 투쟁보다 사회적 교섭방침을 논의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인가" 하는 반대입장 측의 대의원 토론이 더 활발했다.

이에 대해 이수호 위원장은 "사회적 교섭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만큼 논란을 마무리할 책임이 있다"면서 "(일단 결정한 뒤) 민주노총이 제안한 교섭틀과 의제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참여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논리로 표결을 호소했다.

찬성파 대의원들도 "교섭을 벌인다고 투쟁이 약화되는 건 아니다"면서 대화와 투쟁 병행론을 내세우며 이 위원장의 제안에 힘을 실어줬다.

파행의 기미는 이미 임시대회 시작 때부터 감지됐었다. 지도부의 사회적 교섭안건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전노투’ 소속 150여명이 대회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이미 가졌기 때문이다.

오후 5시 파행이후 8시 난투극까지

찬반토론을 마칠 즈음인 오후 5시30분쯤 참관인 석에 있던 사람들이 의장석을 점거하기 위해 나서는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단상에 올라간 50여명이 점거에 들어갔으며 대의원대회는 일단 정회 상태가 계속됐다. 오후 8시20분쯤까지 3시간여 동안 “반대의견을 존중해 폐회선언을 해야 한다”는 쪽과 “대의원들의 뜻을 물어 결정해야 한다”는 쪽이 팽팽한 대치상태를 계속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단상점거로 정회가 계속되자 오후 8시20분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걸고 결론을 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사회적 교섭 결정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돼 위원장직을 수행해왔고 자본과 정권의 교묘한 공격 앞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고 그동안 사회적 교섭방침과 관련해 다양한 토론을 벌였고 전체 대의원의 뜻을 물어 결정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 지금 이 시간까지 회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저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며 대의원대회에서 어떻게든 결론이 난다면 대의원 의견을 존중해서 힘을 다해 수행하겠지만 또 회의가 무산되는 것은 위원장에 대한 불신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 안건이 끝나면 우리는 특별결의를 통해 기아사태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해결할 것은 해결할 것을 결의해야 한다"면서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솔직히 더 이상 위원장과 의장직을 수행할 의지가 없다. 조합원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사퇴 발언까지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의원들은 토론을 더 할지,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을 할지에 대해 투표를 실시한 결과 표결로 결론이 났고 막 표결로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이 표결을 하겠다고 선포하려는 순간 단상을 점거하고 있던 농성자들이 의사봉을 뺏는 등 의사를 방해해 대의원들간에 심한 욕설이 오갔으며 격렬한 몸싸움이 30여분간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대의원석에 있던 대의원들도 단상에 올라가 농성자들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한 농성자가 시너를 부어 소화기가 뿌려지는 등 대회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무산...중앙위에서 지도부 사퇴 여부 결정

결국 정족수 미달로 표결은 무산되는 것으로 이날 임시대의원대회는 막을 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무산된 노사정 대화 참여에 대해 이달 중 임시 대의원대회를 다시 개최해 결론낼 예정이나 통과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 부결될 경우 노사관계가 급속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빠른 시일안에 중앙위원회를 열어 임시 대의원대회일정을 잡아 사회적 교섭안건을 다시 상정할 것"이라며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의 거취에 대해서는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20일 충북 보은 속리산유스타운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어 노사정 대화 참여여부를 결정하려다 정족수 미달로 표결 자체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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