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긍정 확산 "하반기엔 살아난다"
경기회복 긍정 확산 "하반기엔 살아난다"
  • 승인 2005.01.3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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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시그널 주는 해석.보도 자제, 심리 위축 막아야

새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주가상승 랠리와 카드사용액 증가 등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그 기대감이 확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며,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은 올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28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산업활동지표를 놓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경기저점 탈출에 대한 시각이 저마다 달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지금 (소비가)올라가기 시작한 것은 맞는데, 재작년 12월과 작년 1, 2월이 워낙 좋았던 기저효과로 다음달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연율비교를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부진에 시달렸던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실적이 올초부터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부총리의 발언은 내수회복이 기대되는 긍정적 신호는 관찰되고 있지만, ‘갓난아이가 이제 간신히 젖은 문 상태’로 아직 경기회복이 시작됐다고 확신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실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 지난해 4분기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카드 사용액을 보면 44조86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6% 증가했고 분기별로는 2002년 4분기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월 백화점들의 매출실적도 지난해 1월이 명절 특수를 누렸던 것을 감안하면 매출액이 6~8%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경기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식시장도 지난해 12월에 이어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조정국면을 맡고 있지만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도소매판매의 감소세가 둔화되고 건설수주실적이 증가하는 등 내수회복 신호가 감지된 것과 동시에 생산 증가세 둔화, 설비투자 감소 등 지표 악화현상도 나타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하고 있다.

특히 12월 산업지표를 놓고 언론사들 사이에서도 보는 시각이 분분하다. 경기회복 신호에 의미를 두는 언론보도가 있는가 하면 ‘최악의 지표’라고 표현한 보도가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상당한 시각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부총리는 28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1




월 산업이 어려웠다고 대서특필한 기자가 대단하다며 경제가 형편없었다고 쓰는 것이 기사가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고 최악의 상태라고 쓰기에도 애매모호하지 않느냐”고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다.

이 부총리는 12월의 산업지표가 일부 안 좋게 나온 것에 대해 “2003년 12월이 워낙 좋은 것도 있지만 통계 발표의 시간차 때문에 시장에 시그널이 어긋나는 현상이 생긴다”면서 경기상태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 속보 경기지표를 만들어 발표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경제상황을 놓고 ‘낙관론-비관론’이라는 소모적 논란에 빠질 우려도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이 부총리는 “심리자체가 너무 오랫동안 비관적이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한국 국민이 경제에 대해 가장 비관적이라는 외신의 분석도 있지 않느냐”며 심리적 위축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 그는 “경제는 귀한 자식 같은 것인데 잘 키워보려고 하면 누군가 말 한마디씩 툭 던지곤 한다”며 통계수치에 얽매인 부정적 시그널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제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백화점·할인점 매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는 등 소비의 회복징후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이러한 변화가 탄력을 받아 본격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그러나 “그간 구입을 미뤄온 내구재 소비가 신상품 출현 등을 계기로 본격 살아난다면 소비회복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거기에 환율 때문에 걱정됐던 수출도 지난해 12월 실적이 좋았고, 올 1월과 2월의 수출도 좋을 것이라는 게 산업자원부의 예측이다. 2월도 수출규모는 2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보이며, 연간으로는 평균 2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나타낼 전망이다.

내수도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과 하반기 종합투자계획의 착실히 시행된다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비여력 확충으로 충분히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회복 시점은 하반기 이후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지금은 올해 초부터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 그리고 통계지표상의 시차 등을 고려해 경기상황을 바르게 판단하고 여기서 힘을 얻는 것이 경제회복을 앞당기는 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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