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새해 채용규모 13% 감소
기업, 새해 채용규모 13% 감소
  • 승인 2004.12.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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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던 2004년 채용시장이 내년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부진, 기업들의 투자규모 축소, 구조조정 등 각종 악재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던 올해보다 채용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HR 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 www.incruit.com)가 상장·등록사 507개사를 대상으로 2004년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조사한 ‘2005년 채용전망’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의 42.0%(213개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21.3%(108개사)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하는 등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이 63.3%(321개사)에 달했다. 채용규모는 1만6천764명으로 올해(1만9천274명)보다 13.0%나 줄어들었다.

게다가 지난해 같은 시기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9.2%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채용계획이 없는 기업’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63.3%)도 지난해(50.6%)보다 12.7%나 많아졌다.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도 36.7%(186개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시기 채용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이(49.4%)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채용계획 미정’인 기업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결국 채용 여지를 남겨뒀던 기업들이 일찌감치 ‘채용계획 없음’으로 확정 지으면서 ‘채용 빗장문’을 아예 걸어둔 셈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36.7%의 기업들이 채용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그룹 계열사들이 2005년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이 예년 수준의 채용을 할 경우 채용감소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예년에 비해 적기 때문에 채용시장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2005년 ‘채용계획 없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업들이 ‘청년실업난 해소’ 차원에서 올해 신입 채용규모를 전년에 비해 크게 늘려 뽑았기 때문에 2005년 기업들의 채용여력도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채용 결산 조사에서 상장·등록사 174개사의 올해 채용인원은 2만4천393명으로 전년(2만688명)보다 18% 가량 늘어났다. 이런 증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올해보다 13.0%나 감소해 일시적인 증가에 그쳤다.

채용 견인차 역할을 하던 수출 중심 업종들마저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내년(2005년) 전 부문 업종별 채용기상도가 암울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기계·철강이 올해(2004년)보다 44.4%나 줄어들어 가장 많이 채용이 감소했다. 제약이 29.3%, 제조 20.7% 줄었다. 전기전자 업종마저 16.5%나 채용이 감소했고, 유통(-13.0%), 정보통신(-12.7%), 건설(-10.2%), 금융(-9.2%) 등도 10% 내외로 채용이 줄었다. 그나마 외식·식음료(-0.3%), 석유화학(-1.8) 등이 채용감소폭이 적었다. 결국 업종별로 채용이 증가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채용 규모별는 △전기전자(3408명) △외·식음료(2151명) △금융(1643명) △정보통신(1623명) △건설(1424명) △석유화학(1268명) 등의 순이었다.

2005년 대기업들이 대규모 채용보다는 필요한 인력을 그때 그때 채용하는 수시 채용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채용’을 하겠다고 밝힌 회사는 49.5%에 달했으며 ‘공개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 32.0%, ‘공개·수시채용을 병행한다’ 18.5% 등의 순이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채용시장이 올해보다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우리나라가 ‘고용 없는 성장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도 쉽사리 고용여력이 좋아지기는 힘들다”며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일자리 늘리기식의 근시안적인 방법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 전망
내년도에도 기업들의 투자규모 축소, 구조조정, 내수부진, 얼어붙은 소비심리, 환율하락 등 각종 악재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출비중이 큰 국내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환율하락 문제도 경기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출 중심의 산업이 국내 채용시장을 이끌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수와 수출 경기 모두 불투명한 내년의 경우 국내 대부분 업종의 채용전망이 전반적으로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 16.5% 감소
그동안 대규모 채용으로 채용시장을 주도했던 전기전자의 채용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반도체, 휴대폰, 철강, 통신 등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IT 경기의 세계적 침체로 인해, 인력계획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속적 성장세를 보였던 전기전자의 채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 업체 63개사 중 74.6%(47개사)가 채용계획을 확정했으며 채용규모는 2004년 (4천80명)보다 16.5% 줄어든 3천408명에 그쳤다. 채용을 확정 지은 기업이 지난해(45.7%)보다 늘어난 것 역시,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20.6%, 13개사)이 전년(8.7%)보다 2.4배 가량 많아졌기 때문.

따라서 전기전자 업종의 기업들이 올해 기 확보한 인원으로 조직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엘지 등 일부 주요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채용 역시 손에 꼽힐 듯하다.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도 2004년 87명에서 2005년 73명으로 감소했다.

## 정보통





정보통신 부문은 고용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정보통신 경기도 위축되고 있다. 이처럼 IT 경기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자 정보통신업체들은 채용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보통신 40개사 중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39개사(78.0%)나 된다. 이중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 29개사(58.0%), 채용계획이 없는 기업 10개사(20.0%) 등이었다. 채용규모는1천623명으로 2004년(1천859명)보다 12.7% 줄어들었다.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도 2004년 48명에서 2005년 42명으로 줄었다.

정보통신 기업들은 소규모 수시 채용을 진행하는 특성이 있어, ‘채용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업도 채용을 진행할 수도 있어 채용시장이 어둡다고만 할 수 없다. 그러나 채용규모가 소규모이기 때문에 채용시장이 호전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편이다.

특히 올해 인터넷 포털 업체들이 사세 확장으로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지만, 내년에는 채용한 인원에 대한 조직정비(조직 체계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채용규모도 올해 수준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유통무역
내수 침체로 소비지출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었던 유통·무역의 채용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각 할인점들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대적 영토확장에 나서면서 비정규직 중심의 채용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무역 26개사 중 절반(50.0%, 13개사)이 채용계획이 있다. 채용규모는 675명으로 2004년(776명)보다 13.0% 감소했다.

그러나 굴직한 유통업체들이 사세확정에 나서고 있는데다, 이들 기업들의 내년 채용계획이 미정인 상태이기 때문에 채용 여력은 남아있다.

## 외식·식음료
외식·식음료 업체들은 불황을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활발하게 신규 점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체들은 신규 매점 개점에 따라 채용도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식음료 28개사중 53.6%(15개사)가 채용계획이 있으며 채용규모는 2천151명으로 전체 업종 중 두번째로 많은 규모의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2천158명)모다 0.3%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채용 마이너스 폭은 전 업종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채용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도 108명으로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도 전체 업종에서 가장 많다.

## 금융
금융권의 내년 채용시장 역시 그리 밝지 않다. 내년 금융권은 변화의 시기를 거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금융권 업체들의 채용계획도 유동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57개사중 31.6%(18개사)만이 채용계획이 있다. 채용규모는 올해 1천810명보다 9.2%나 줄어든 1천643명만을 채용할 예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절반이상(52.6%, 30개사)의 기업이 채용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채용시장이 탄력적이라는 점이다. ‘채용 미정’인 기업이 전 업종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이들 기업이 채용계획을 구체화 할 경우 채용규모는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건설
건설경기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설업도 인력 계획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33개사중 51.5%(17개사)가 채용계획을 확정했으며 채용규모도 1천424명으로 2004년(1천585명)보다 10.2% 줄었다. 이중 36.4%만이 채용계획이 있으며, 15.2%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48.5%는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 조선·기계·자동차·철강
조선·기계·자동차·철강의 채용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규모 채용으로 채용 견인차 역할을 하던 조선·기계·자동차·철강 업체들이 따라 내년 채용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조선·기계·자동차·철강 70개사 중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25.7%(18개사)에 불과했다. 채용규모도 611명으로 올해(1천98명)보다 44.4%나 줄어들어, 전체 업종 중 가장 많은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백단위 이상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대부분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현대기아차, GM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이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지만, 이들 기업들이 채용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동차 분야의 채용이 호전될 가능성 또한 높다.

##제조, 석유화학, 제약
▶ 제조
올해 내수침체, 소비 부진 등으로 신규투자를 줄이고 있는 제조업체들은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내수가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국내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해외로 옮겨가고 있어 국내 채용시장 수요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 64개사 중 67.2%(43개사)가 채용계획을 확정했으며 채용규모는 505명으로 올해(637명)보다 20.7%나 줄어들었다.

▶ 제약
제약도 올해 보다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약 23개사 56.5%(13개사)가 채용계획을 확정했으며 채용규모는 730명이다. 이는 올해 1천32명보다 29.3% 줄어든 것이다. 다만 제약회사들의 병원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이직률이 높은 편이어서 영업인력 보강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석유화학은 환율하락으로 인한 원가 절감, 외화부채 감소 효과 등으로 인해 채용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이에따라 석유화학 분야의 채용도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거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체 37개사 중 59.5%(22개사)가 채용계획을 확정했으며 채용규모는 1천268명으로 올해(1천291명)에 비해 소폭(-1.8%) 줄어들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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