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 키울라"..회계법인 개혁 겉돈다-BW
"과점 키울라"..회계법인 개혁 겉돈다-BW
  • 승인 2003.08.30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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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회계법인 개혁의 칼을 빼 들기는 했지만
자칫 더 큰 부작용을 우려해 제대로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있다고 비
즈니스위크(BW)가 최신호인 다음달 1일자 논평에서 주장했다.

SEC는 최근 미국 경제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갔던 회계스캔들의 막후
에 숨어있는 또다른 주역인 회계법인을 제대로 다스리겠다며 칼을 빼
들었다.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재벌기업인 타이코인터내셔널
에 대한 부실감사를 이유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담당 회
계사에 대해 상장기업 감사를 금지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회계법인을 향한 SEC의 칼날은 사실상 허공을 가르고 있을 뿐
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했다. 정작 몸통을 내버려두고 깃털만 자
르를 꼴이라는 것이다.

PwC는 3개월 동안 3차례의 위반사실이 드러났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
지 않았고 타이코 담당 회계사를 계속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아더앤더슨이 파산한 이후 다른 회계법인들의 규정 위반 사실
을 여러 차례 발견했지만 SEC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SEC의 스테판 M. 커틀러 검사국장은 다음에 또 PwC 규율 위반건이 적
발될 경우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러려면 상당히
창의적인 머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잡지는 꼬집었다.

언스트앤영의 경우 규정위반이 적발돼 6개월간 신규 고객을 받지 못하
도록 제재를 가했으나 제재 조치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잡지는 SEC가 주저하고 있는 이유는 강력한 제재로 회계법인이 하나라
도 파산하게 될 경우 이른바 "빅4"의 나눠먹기 시장이 돼 있는 회계시
장의 과점 구조가 더욱 견고해 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앤더슨이 몰락한 이후 미국 회계시장은 PwC를 비롯, 딜로이트앤투시,
언스트앤영, KPMG 등 나머지 "빅4"가 지배하고 있다. 앤더슨이 차지하
고 있던 시장은 나머지 회계법인들이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BW는 빅4의 과점이 이미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SEC가 회계감사의
독립성을 위해 기업들에 5년마다 회계법인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려 했
으나 이들의 독점이 지나쳐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정
도다.

미국 의회의 회계감사원(GAO)은 지난 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이들 빅4
가 미국 상장기업 99%의 회계감사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도날드슨 SEC 위원장은 "이는 국가적인 문제"라며 "이같은 독
점구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BW는 미국 회계법인들의 이같은 독점 구조를 해체하는 것도 매
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빅4 제외한 20대 회계법인의 연
간 매출을 다 합쳐도 빅4의 막내인 KPMG의 연간 매출 규모인 32억달러
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BW는 빅4를 제외한 회계법인들을 빅4에 버금가게 키우기 위해 합병을
시키고 새로운 지점을 개설하게 하고 새로운 직원들을 모집하고 대형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데만도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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