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초 교보생명은 콜센터의 대대적인 확대 구축을 앞두고 IP 기반으로 가느냐, TDM 방식을 고수하느냐를 두고 신중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여러 번의 BMT와 논의를 거친 끝에 교보생명은 영등포 센터는 TDM위에 IP 방식을 얹는 형태의 하이브리드로, 번동 센터는 완전 IP 기반으로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IP 네트워크 상에 전화망을 둔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많았던 시기였지만 교보생명의 경우 영등포 센터가 TDM으로 백업이 가능한데다 두 센터가 가상화 방식으로 연결돼 있어 번동 센터 장애까지 영등포 센터 TDM 망으로 대체가 가능했다.
하지만 가동 후 1년째인 현재까지 TDM으로 백업할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교보생명 콜센터 최순호 팀장은 "처음엔 IP 기반 콜센터의 신뢰성에 대해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만 1년 동안 큰 문제없이 운영됐다"며 "현장 검증이 된 만큼 안정성에 대한 논란도 결론이 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수 IP 기반의 첫 대규모 구축사례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생명 컨택센터 역시 지난해 8월 가동된 이후 지금까지 별 탈없이 운영되고 있다.
삼성생명 컨택센터 구축을 담당한 삼성SDS 김동진 팀장은 "프로젝트 진행시 주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테스트 단계에서 다양한 장애 실험을 거쳐 백업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그동안 백업 시스템이 가동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규모 IP 컨택센터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최근 진행되는 콜센터 확장이나 신규 프로젝트는 대부분 IP 기반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있다.
콜센터 구축업체인 로커스 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최근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80% 가량이 순수 IP 기반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로커스 관계자는 "TDM과 혼용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도 기존 TDM 장비에 대한 투자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전했다. 즉 안정성을 이유로 TDM을 고집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투자분에 대한 부담이 덜한 중소규모 프로젝트일수록 순수 IP 기반으로 구축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6월 40석 규모의 소규모 IP 기반 콜센터를 구축한 메리츠 증권의 서승우 과장은 "TDM에 대한 기존 투자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TDM과 IP 방식에 대한 비교평가 결과만으로 부담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신뢰성 문제가 크고작은 레퍼런스를 통해 검증된 만큼 앞으로 IP텔레포니 시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여기에 Y2K때 대대적으로 도입된 PBX 장비의 교체주기가 맞물리면서 콜센터 뿐 아니라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기업 내부 통신시스템 부문에서도 내년부터 IP 텔레포니 솔루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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