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향후 상당기간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며 중국 경제성장이 완화되더라도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비중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 칼럼니스트 팸 우들은 `용과 독수리`란 제목의 칼럼에서 현재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두 엔진은 공급자 측면의 중국 생산자(용)와 소비자 측면의 미국 소비자(독수리)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세계 경제는 20년래 최고인 5% 성장을 달성했으며 이중 절반은 두 엔진이 이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들은 두 엔진 중 중국의 생산 능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겠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그렇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은 저금리 기조가 만들어낸 자산 버블에 상당부분 기인하므로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런던 컨설팅회사 캐피탈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주식과 부동산 활황으로 최근 4년간 무려 12조달러에 달하는 가외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증시 활황은 미국 가계에 7조달러를 안겨줬다. 미국 전체 근로자의 2년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이다. IT붐이 막을 내려 주식시장 붐이 꺼지자 이번에는 부동산 붐이 이를 대신했다.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미국 가계는 추가로 5조달러를 더 얻었다.
그러나 우들은 새로운 부의 상당부분은 `환상(illusion)`이라고 주장했다. 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린 지금 환상의 붕괴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세계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세계 고정자산투자 증가분의 60%, 실질 경제성장의 30% 이상을 이뤄냈다.
중국의 GDP는 PPP(구매력) 기준으로 이미 세계 2위다. 우들은 올해 말 중국이 미국과 독일의 뒤를 이어 세계 3위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이 PPP 기준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능가할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전체 수입 증가분의 40%는 중국이 담당했다. 지난 3년간 중국이 세계 수입물량 증가에 차지한 비중도 3분의 1이나 된다. 세계의 공장과 소비기지 역할을 동시에 하는 셈이다.
미국 경제에도 긍정적 역할을 끼치고 있다. 중국이 막대한 미국 국채를 사주지 않는다면 달러 가치는 더욱 하락하고, 미국 국채수익률은 빠르게 오를 것이며, 경상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중국 경제성장에 미국이 기여한 면도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연방기금금리를 역사상 최저수준인 1%로 유지해준 덕택에 페그제를 채택한 중국은 상당한 수출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우들은 설명했다.
우들은 현대 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중세 시대 유럽에서 맹위를 떨쳤던 흑사병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흑사병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킨 반면 중국은 세계 경제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만 다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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