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익 마진 위축 시작"-FT
"삼성, 이익 마진 위축 시작"-FT
  • 승인 2004.09.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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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업계 여러분야에서 선두업체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투자 덕분이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경쟁 심화로 이익 마진에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현재 시가총액 570억달러이며 지난해 순이익은 52억달러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의 2배로 늘어 씨티그룹, 제네럴 일렉트릭(GE), 엑손모빌 등 연간 순익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소수의 세계적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폰 부문에서 모토로라를 제치고 노키아 뒤를 이어 세계 2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평판 TV, 컴퓨터 부품 등에서도 일본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FT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 경쟁업체들보다 많은 생산 설비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고 생산능력과 효율성 면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년간 15조6800억원(136억달러)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올해 8조9400억원을 추가 집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 말 저가의 소비자 가전제품 업체로서 고전하고 있을 때 근본적은 구조개혁을 통해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기업들이 흔들리면서 삼성 역시 인력의 3분의 1을 감원하고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문을 없애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그때까지 주력했던 저가의 가전제품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디자인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당시 회사 안팎으로 이같은 변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현재 삼성은 진출해 있는 모든 시장에서 선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기술 혁신과 트렌드를 주도하는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현재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26억달러로 소니의 뒤를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로 높은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고 있다.

삼성의 변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기가 적절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기술산업이 붐을 이루던 1990년대 말 변화를 모색했고 당시 이같은 기술산업 붐에 동참하지 못 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몇년 후 거품이 붕괴되면서 다른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삼성은 여유로울 수 있었고 이것이 삼성이 최근 4년간 빠른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가 됐다.

또한 당시 디지털 기술이 아날로그 기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점, 디지털 제품에 대한 내수 수요가 강했던 점도 삼성에 도움이 됐다. 삼성은 한때 주력이었던 백색가전 등은 그룹의 저변으로 밀려나고 삼성은 반도체, LCD, 휴대폰, 여타 디지털 소비제품에 집중했다.

하지만 일본 및 서방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국내 기업 및 대만기업들도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뒤쫓는 등 삼성전자의 자본지출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FT는 지적했다.

한 외국계 펀드 매니저는 "삼성전자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며 "2자리, 혹은 3자리로 이익을 증가하던 시기는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의 영업이익 마진은 1분기 27.8%에서 2분기 24.9%로 낮아졌으며 이는 경쟁이 심한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모색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니 에릭스, LG전자 및 여타 아시아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노키아가 시장 선두 위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진확대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CD 부문 역시 최근 동아시아 기업들의 공장증설에 따른 공급 확대로 하반기 중 가격이 3분의 1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반도체 부문 역시 경쟁업체들이 300mm웨이퍼 공장을 세우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생산여력이 높아진 상태다.

이와함께 FT는 삼성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6배 수준으로 인텔의 19배, 노키아의 13배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고려대 장하성 교수는 "삼성의 기업지배구조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업 규모 및 글로벌 구조를 감안했을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삼성전자는 그룹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룹내 다른 기업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삼성전자가 해결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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