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상선 노조반발로 M&A일정 차질
범양상선 노조반발로 M&A일정 차질
  • 승인 2004.07.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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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을 추진중인 범양상선이 노동조합의 데이터룸 봉쇄로 입찰적격자 실사 일정에 차질을 빚고있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는 별다른 해결책없이 추이를 지켜보고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범양상선 노조는 입찰적격자 8곳을 위해 마련된 데이터룸을 실사 첫날인 지난 19일부터 봉쇄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노조의 M&A과정 참여를 보장해줄 때까지 데이터룸을 봉쇄하고 농성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이경국 노조위원장은 "매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노조가 매각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데이터룸 봉쇄를 결정했다"며 "노조가 인수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또 입찰적격업체 8곳에 ▲ 인수 후 사업계획 ▲ 노동조합의 유무 및 최근 5년간 임단협 체결사항 ▲ 각 직급별 평균임금 ▲ 복리후생 제도 등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했다. 노조는 질의서 답변내용에 따라 선별적으로 데이터룸을 개방할 계획이다.

이런 노조의 움직임에 산업은행은 "대한화재빌딩 13층을 임차해 마련한 데이터룸을 노조가 봉쇄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범양상선 경영진들이 속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은 노조의 데이터룸 봉쇄를 "경영진과 노조의 문제"로 보고있으나 경영진도 노조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감해하고 있다. 실제로 범양상선 경영진은 노조처럼 M&A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을 산업은행에 전달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노조를 물리력으로 막는 방법은 사태악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데이터룸을 옮기는 것은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서로 원만하게 타협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은행과 노조간 합의점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아 이달말까지로 예정됐던 실사 일정은 계속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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