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순조로운 출발 vs 우왕좌왕"
주 5일제,"순조로운 출발 vs 우왕좌왕"
  • 승인 2004.07.0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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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가 전면 실시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업체별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또는 올초부터 '변형된' 주5일제를 도입·실시해 온 기업은 큰 혼란없이 주5일 근무 전면 확대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전대비에 소홀했던 기업들은 △근로조건 변경 △토요 휴무일 보상 △연월차 휴가 보상 등은 놓고 노사간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사무직을 중심으로 변형된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생산라인 근로자의 시행방안에 대해 노사간 입장차이가 워낙 커 아직 협의를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별 특성에 따라 근무여건이 달라지는 만큼 임직원들의 기대 수준과 사기 등을 고려, 현안별로 협상을 해 최적의 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주5일제 실시에 대한 그룹 차원의 방침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다소 진통을 겪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토요 휴무일 보상문제, 근로수당 쟁점 내용들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여름휴가도 일단 전년 수준에서 일부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실상 지난해 9월부터 주5일제를 전면 실시하고 있는 상태로,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이번 임금협상에서 사측이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맞춰 △연차 휴가 축소 △월차 휴가 폐지 △생리휴가 무급화 등을 노조측에 요구했으나 협상 타결과정에서 철회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내용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사무직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연월차를 활용한 주 40시간 근무를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근무 형태상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계열사중 직원수 1000명 이상되는 회사의 사업장은 현재 노사협의가 진행중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법이 정한데로 이번주부터 주40시간 근무가 시작됐지만 노사합의 사항이 남아 있어 일괄적인 기준 적용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출발이 순조롭다. 사무직을 중심으로 변형된 주5일제를 실시해온 LG전자는 지난 1일부터 생산라인 근로자까지 확대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사무직은 연월차 공제로 주 5일제를, 생산라인은 격주 근무체제를 유지해온 만큼 주 5일제를 본격 실시했으나 평상시와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주말을 이용한 자기계발파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회사에서 운영하는 토요강좌에 수강생이 급증하는 등 긍정적인 면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올 초 임·단협을 통해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는 15∼25일로 조정했다.

SK㈜, LG칼텍스정유 등 정유업계는 주5일제 시행방식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대립중이다.

SK㈜는 현재 기존 4조3교대 근무체제를 유지하며 노사가 주5일제 근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SK㈜ 관계자는 "주 5일제에 대해서는 개정되는 노동법 상의 권고안을 기준으로 노사가 현재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노사협상을 통해 합의가 이뤄지면 추후 소급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칼텍스정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 본사 사무직 직원들은 연월차 휴가를 사용, 변형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생산라인 근로자의 경우 임협이 타결되지 않아 기존 근무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LG정유는 노사협상이 마무리되면 주 5일제에 따른 여건변화를 반영, 소급적용 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변형된 5일제를 시행해 온 만큼 큰 변화가 없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실시한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연월차 공제방식으로 사실상 '주 5일제'를 해왔다. 조선 3사 가운데 처음으로 하는 곳은 바로 대우조선해양. 그러나 거제도 등 생산현장은 각 사업장별로 선박인도 스케줄대로 잔업을 하거나 휴일근무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화섬업계는 주5일제 실시에 따른 생산직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변화가 관건이다. 코오롱그룹은 (주)코오롱, 코오롱캐피탈, 코오롱건설이 주 5일제 시행 대상에 해당된다. (주)코오롱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주 5일제 실시에 따른 세부 근로조건 변경과 임금인상률을 놓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근무조건 변경과 이에 따른 임금인상안 등을 포함해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효성은 노사 합의하에 올해 초부터 월차를 소진하는 형식으로 주 5일 근무를 실시해 왔기 때문에 큰 혼란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화섬업계 생산직 근로자들은 주 5일제가 정식으로 시작된 지난 1일부터 3조3교대 주40시간 근무를 하고 있지만 현재 진행중인 임금 협상에서 노사가 세부 근로조건을 놓고 임금 인상안을 포함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유통업계의 경우 주5일근무제에 따른 혼란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 근로자들은 근무조건 완화나 특근수당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부분 업체들은 비용부담과 인력부족을 이유로 오히려 주말 영업시간 연장을 주장하고 있어 첨예한 대립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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