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과 가치
가격과 가치
  • 승인 2004.04.27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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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자판기에 이상이 있으면 전화 주십시오. 현금으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커피자판기가 동전만 삼켜버려 살펴 보니 이런 글귀가 있어 혹시나 하고 전화를 걸었더니 미안하다 면서
통장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송금하겠노라고 하여 알려 주었더니 그날 커피 값과 전화비가 입급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신문 독자 투고 난에서 읽은 적이 있다 .

자동판매기는 셀프서비스 커피를 제공한다. 아무 감정도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그러기에 운수 사납
게도 자판기가 동전을 꿀꺽하는 경우에는 자판기의 운명은 고객의 인격에 맡겨야 된다. 어쩌다 재수 없는
날에는 이성을 잃은 폭군으로부터 뭇매를 피할 도리가 없다. 이런 비극적인 자판기의 운명을 인간의 지혜
로 사전에 예방해 보려는 조치는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호텔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 값이 수 천원이라고 해도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그것은 고객들
이 상품의 원가를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과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의 가치에 대한 값을 지불하
기 때문이다.

서울 외곽에 자리한 레스토랑의 여 주인은 고객에게 매우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를 끼
고 있으며 가격도 적당하여 특히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잘 찾는 그 곳은 종업원의 매너는 물론 음식도 정갈
하여 고객들이 날로 증가한다. 그 레스토랑의 비밀은 바로 고객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것이다.

여 주인은 고객들에게 차림표를 자상하게 설명해주는가 하면 그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기도 하
고 가족들의 표정 하나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고객들은 혹시 불편을 느끼면 큰소리를 치는 대
신 주인이 이해 할 수 있게 알려 주어 바로 대처하게 해준다. 주인과 고객은 서로가 가치를 높이는 것이
다.

서비스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많은 분들이 거래상의 갑과 을을 말하곤 한다. 갑은 항상 강하고 일방적이고
을은 항상 약하고 수동적이라고도 한다. 만약 을이 비즈니스의 가치를 높인다면 갑으로부터 제대로 대접
받지 않을까? 갑도 을에게 무조건 싼 것 보다 가치 있는 상품을 원한다면 을 또한 가치 있는 상품을 제공하
기 위해 애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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