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싱을 받은 자문사들의 수익률이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자문사의 위상도 높아졌다.
최근 국민연금은 이런 변화를 반영하듯 투자자문사에 대한 일임계약 보수 한도를 0.8%에서 1.3%로 높이기
로 결정했다. 잘하는 곳은 그만큼 인센티브를 주고서라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투자자문사에 대한
절대적인 아웃소싱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2003년 12월 말 현재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투자자문사는 모두 54곳. 이 가운데‘자문형’ 투자자문사가 13곳,
‘일임형’ 자문사가 41곳이다. 투자자문사의전체 주식운용규모도 7조5000억원에 육박해 엄연한 주식시장의
투자 주체로 손색이 없다. ‘소리 없이 강한’ 투자자문사들은 어딜까.
어디가 잘 하나】투자자문사의 수익률은 투신사나 자산운용사와 달리 일반인이 쉽게 알기 어렵다. 투신사
나 자산운용사는 개별 펀드의 수익률을 참고해 잘 하는 곳과 못하는곳을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자문사는
이런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7%였다’
는 점은 공개되는 자료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피데스투자자문이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한 수익률이 어느 정도였는지는국민연금과 해당 자문사 밖
에는 알 수가 없는 ‘영업 비밀’에 속한다.
따라서 최근 어떤 투자자문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간접적’인 잣대를 활용할 수밖
에 없다. 이런 간접적인 잣대는 아웃소싱을 결정하는 기관들의 평가와 투자자문사의 일임형 운용계약 규모
가 대표적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아웃소싱을 받아 주식 운용을 맡고 있는 투자자문사는 모두 13곳. 2003년 2월 말 현재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곽대환 국민연금 아웃소싱팀 팀장은 “자산운용사, 투신사를 포함해 모두 30개회사가 국민연금 자금을 받
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투자자문사의 성적은중상위권에 속한다”고 설명한다. 곽 팀장은 “이름을 일일
이 거명하기 어렵지만 대략 업계에 나있는 평판이 정확하다”며 “특히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투자자문사
들의 경우 누적 수익률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국민연금, 교원공제회 등 투자자문사에 위탁운용을 맡기고 수익률을 평가하는 기관들은 코스모, 한가
람, 피데스, 메리츠, B&F투자자문, IMM투자자문 등의 운용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간접적으로 해당 투자자문사의 운용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다른 잣대인 ‘일임형 운용 규모’는 2003년 9
월 말 현재 IMM, 현대해상, 피데스, 코스모, 한가람 등 5개사가 상위에 포진해 있다.
그러나 현대해상투자자문은 현대해상화재보험 한 곳에서 위탁받은 규모가 크고IMM투자자문은 채권형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주식형 부문에서는 피데스, 코스모, 한가람 3곳이 ‘빅3’ 구도를 형성하
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일임형 규모 델타, B&F 약진■최근 성장세를 보여주는 일임계약 증가만 보면 델타투자자문의 약진이 두
드러진다.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무려 84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종수 델타투자자문 차장은 “지난해부터
기관들이 파생상품 운용을 통한 절대수익률 추구 상품에 많이 가입해 일임형 계약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한다. 실제 델타투자자문은 창업 초기부터 파생상품에 특화해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개인 일임형 운용 계약이 많은 곳은 ‘B&F투자자문’. 320억원 이상을 개인 자금에서 끌어 모아 전체 일임형
계약 가운데 개인 비중이 가장 높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초기 일임위탁 성
과에 만족한 고객들의 가입이 계속 늘고 있어 개인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빅3’로 꼽히는 피데스, 코스모, 한가람은 개인자금 비중은 작지만 기관자금을 적극 유치해 자리를 완벽히
구축했다는 평가다. 세 곳 모두 법인에서 위탁받은 일임계약 규모만 3000억원을 넘어섰다.
■수수료 현실화가 당면과제■그러나 당면한 문제도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대형 투자자문사로
꼽히는 10개사 가운데 5개사가 2003년 9월까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난해 9월 이후에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에 올 3월까지연간 실적을 종합하면 흑자로
돌아선 자문사들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국내 투자자문업 수익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투자자문업계는 이런 ‘열악한’ 경영환경 타개를 위해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모색 중이다. 가장 현실적인 요
구는 물론 투자자문업의 주된 수익원인 운용수수료 ‘현실화’ 문제.현재 주요 투자자문사들의 일임형 수탁
고 평균 수수료는 0.5% 수준이다. 자문업이 활성화 된 미국은 평균 1%를 넘는다는 점에서 국내 자문사의
수수료가 너무 낮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임 자문계약 기반 고객 확충도 당면 과제로 꼽힌다. 송상종 투자자문협의회회장은 “투자자문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지만 아직 전체 고객 기반이 취약해일임형 계약 규모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송 회장은 “자문사의 대내외적 역량이 커지면 저절로 늘 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자산운용사까지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사모펀드를 투자자문사까지 확대해 달라는 요구도 계속되
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에 투자자문사를 포함시켜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잠깐 상식·자문형·일임형 투자자문사 : 자문형은 투자에 필요한 조언을 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일임형은 투자자문사가 도맡아 자금을 운용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당연히 일임형 자금에 대한
수수료가 높다. 현재 자문형투자자문의 최소 자본금은 5억원, 일임형 투자자문사의 최소 자본금은 30억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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