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사활은 "특허"에 달려
바이오벤처 사활은 "특허"에 달려
  • 승인 2000.12.20 1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오 벤처의 사활은 특허에 좌우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
이츠가 미래 세계를 `하늘에는 정보통신 산업, 땅에는 바이오 산업"
이라고 표현한바 있지만, 인간의 유전자 정보를 해석해 내는 휴먼 게
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생명 공학 기술이 커다란 발전의 전기를 맞았
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미국 특허청에는 생명 공학 특허 신청이 타 분야
에 비해 3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서 390명의 담당 심사
관들이 심사적체 현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생명 공학 분야에 대한 과감한 연구 개발 투자로
인하여 99년에 40개에 불과 하던 이 분야의 기업수가 급격히 늘고 있
다. 특히, 대표 주자인 마크로젠의 코스닥 등록을 필두로 하여 바이
오벤처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고 협회도 새롭게 결성되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이 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유망산업의 반열
에 올려놓는 계기를 제공하였지만, 우리 학계에서 발표한 생명 공학
분야의 논문들을 보면 그 잠재력을 능히 짐작하게 된다.

98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관련 논문 수는 미국의 9.5%에 이른다.

물론 양적 증가가 반드시 질적 고도화를 수반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의 산학연 공동체가 이루어낸 실적을 과소 평가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특허 출원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 바이오 기업의 대응은 다소
소홀한 것 같다. 최근에 우리 기업의 국내외 출원이 다소 활발해 지
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바이오 벤처기업이 회사의 장래를 보장받
기 위하여 특허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반면에 우리의 대응은 대단
히미온적이다.

생명 공학 제품은 특허 획득 여부가 시장의 선점에 대단히 중요할 뿐
만 아니라 향후의 수억 달러 혹은 그 이상의 기술료 수입을 좌우한
다.

기술 혁신이 급격히 일어나는 정보통신 분야만 하더라도 기본특허가
아니라면 특정 제품의 생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만큼 힘이 강하지 않
다. 그러나, 생명 공학 특허는 대개 기본 특허의 성격을 가지므로 특
허의 권리 범위가 대단히 포괄적이다.

특히, 이 분야는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
적으로 권리 행사가 가능한 특허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
근에 만났던 어느 벤처기업인은 자신의 특허를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
해가장 우수한 대리인을 찾는데 수개월을 필요로 했다.

대리인의 기술적 배경과 경험 그리고 소속된 특허법률 사무소의 명성
을 꼼꼼히 살피고, 출원 비용도 아끼지 않고 이를 투자의 개념으로
간주하는 것을 보았다. 이러한 벤처기업의 특허 인식이 바로 벤처 성
공의 왕도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