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화려한 유혹’
아파트 브랜드 ‘화려한 유혹’
  • 승인 2000.12.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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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 아파트의 변신 역시 유죄는
아닐 듯싶다.

근래 들어 주택시장에서는 아파트의 화려한 변신이 이곳저곳에서 진행
되고 있다.

변신이란 다름 아닌 아파트 작명.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아파트 이름
을 지을 때 주택 건설업체 회사명을 붙이는 게 관행이었다.

「현대아파트」 「삼성아파트」 등 아파트 이름 앞에는 주택건설업체
가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관행을 깬 아파트가 속속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자사 이름 대신 「고유 브랜드명」을 개발한 것이다. 「쉐르빌」
「베스트빌」 「빌리지」 등이 대표적 선두주자. 「○○같은 아파
트」처럼 이미지 선전에서 고유 브랜드를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
주택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자사명 대신 고유 브랜드를 내세운 이들 아파트는 수요자들로부터 적
잖은 호응을 얻고 있다. 고유 상표도 상표지만 독특한 내부설계,
안목치수 적용 등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변신이 수요자들을 유
혹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브랜드 아파트의 장점은 「아파트명」만으로 이미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설계는 어떠하고 단지구성은 이러하다」는
식의 세세하고 구체적인 홍보를 하지 않아도 브랜드명만으로도 「뭔
가 다른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풍기기에 충분하다.

주택공사, 각 자치단체 지방공사 등 공공기관의 경우 이런 유행에 다
소 뒤처졌던 게 사실이다. 주택공사가 지으면 「주공」아파트,
각 자치단체가 지으면 「시영」아파트였다.

그런데 최근 경기지방공사는 「오로라」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성공적
으로 청약을 마쳤다. 수원시 권선동에 분양한 이 아파트는
3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분양을 마무리지었다. 「오로라」라는 브
랜드를 내세우면서 일대 변화도 꾀했다. 주차장을 지하로 하고,
지상 부분은 화성광장 등 테마공원 설치, 가구당 전용 마당공간 등
브랜드에 걸맞은 신개념 아파트를 창출한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제맛이 난다」는 속담이 있다. 내·외부
를 고급스럽게 꾸며도 예전처럼 회사명 아파트로는 수요자에게
통하지 않는 시대이다. 뭔가 다른 독특한 아파트 브랜드가 필요한 때
인 것이다. 분양시장에도 「네이밍(작명)」이 유·무형의 값어치를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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