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기업들의 인사관리 전략이 전통적인 p(paper)-HRM에 e-HRM으
로 전환됨에 따라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마련되고 있
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e-HRM의 환상, 함정 그리고 성공적 도
입전략"을 통해 기업들이 e-HRM에대한 환상과 오해를 지적하고 이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전략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e-HRM에 대한 환상
최근 e-비즈니스가 경영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사업 전략에
서 기능별 운영 전략에 이르기까지 e-비즈니스를 접목하기 위한 노
력이 한창이다. 그 가운데에서 HRM(Human resource management: 인
적 자원 관리)도 인터넷과 웹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힘입어 서류 중
심의 행정 관리 위주인 p-HRM에서 서비스 대상인 종업원들이 주도하
는 e-HRM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e-HRM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종업원이 주도적으로 HRM 서비스를 설계, 선택하는 활동이라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많은 기업들이 e-HRM 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HRM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e-HRM이 시대적 대세임에는 분명하다. 사업 구조 자체, 업무 수행 형
태, 종업원 구성이 모두 가상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를 지원하
는 HRM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에 치우쳐서 지나치게 기술 지향
일변도로 e-HRM 체제를 구축하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
직이 처한 환경에 따라 e-HRM 체제가 차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e-HRM의 발전 단계를 살펴 보면, 정보 고지(Information publishing)
에서 자기 완결적 업무 처리(HR workflow over the web)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발전 단계라는 것은 시스템의 완성도에 의한 구분일 뿐 어느 시스템
이 우월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조직의 규모
가 작을 경우 관련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준으로 충분할 수
도 있고, 구성원의 니즈가 적거나 제공할만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확
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완결적 업무 처리 수준의 시스템을 구축하
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작을 수 밖에 없다.
▲e-HRM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서류 작성과 처리에 매달리는 인원과 시간을 보고, 그 프로세스를 정
보 시스템이 담당하면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일면 타
당한 측면이 있다. 더구나 향후 Telework의 증가나 종업원 니즈의 다
양화를 반영한다면 더욱 많은 담당 인원과 처리 시간이 필요할 것이
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실제로는 엉뚱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첫
째, e-HRM을 지나치게 비용 절감적 차원에서 구축하고 운영하여, 사
업 전략을 뒷받침하는 HRM 전략 수립과 종업원의 만족도 제고를 위한
지원 기능의 내실화를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하기도 한다.
둘째, e-HRM과 효율성을 지나치게 동일시한 나머지 정량적 분석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e-HRM 체제 구축에는 단순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입·설치하
는 비용 뿐만 아니라 접속을 위한 PC나 키오스크 구입 비용, 종업원
교육훈련 비용, 시스템의 유지 및 업그레이드 비용 등 직간접 비용
이 도입에 따른 절감 비용을 초과할 수 있다. 정보 기술 컨설팅 기업
인 Hunter group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정한 비용을 산
정하는 절차 없이 e-HRM 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으며, 사업 전
략 지원이나 종업원 서비스 향상보다는 HRM 담당 인력의 증가를 억
제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막연히 좋은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HRM은 p-HRM보다 정확하다?
서비스 대상자가 직접 관련 정보를 입력하여 서류를 작성하고, 부서
간 이송 과정을 생략하여 분실/누락 등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e-
HRM은 p-HRM보다 정확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e-HRM 운영 과정에서 종업원들은 언제, 어떻게 데이터
를 입력하고 관리해야 하는 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종업원들은 관련된 교육훈련을 받지만, 교육훈련만으로 100% 완
벽하게 운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e-HRM의 하드웨어나 소프
트웨어를 설치 운영하는 것보다는 종업원들에 대한 교육훈련이 소홀하
게 취급되는 경우까지 있다.
둘째, 종업원들이 고의적으로 데이터를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시스템의 운영 관리가 불안정한 경우보다는 정확하게 입력할 때 도움
이 되지 않는 서비스를 받는 경우에 급격히 증대한다.
▲e-HRM은 p-HRM보다 신속하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이
용할 수 있다는 것이 e-HRM의 이상적인 모토이다.
그러나 신속성이 효과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서비스 프로그램의 질
이 높지 않다면 좋지 않은 경험을 보다 빨리 체험할 기회를 얻을 뿐
이다.
둘째, 실제 e-HRM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인 경우가
있다. 사무실에 앉서 PC를 쳐다보고 있는 종업원들은 신속하다고 평
가할 수 있겠지만, 여기저기 현장을 돌아다녀야 하거나 공장에서 조
립 작업에 몰두해야 하는 종업원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제공되는 서비스의 양이 제한되어 있을 때는 늘 불평등한 대
우를 받는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종업원들에게는 e-HRM 체제가 신속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불평등만 가중시키는 체제일 뿐이다.
▲e-HRM은 종업원을 임파워먼트시키고 편의성을 높여 만족도를 높여준
다?
e-HRM 체제가 되면 과거 HRM 담당 부서에서 처리하던 데이터의 입력
과 운영 및 관리의 상당 부분이 종업원의 책임 하에 이루어지게 된
다. 관련 자료의 변경 필요성과 서비스의 필요성을 가장 잘 아는 것
은 종업원이기 때문에 임파워먼트와 편의성이 증대되어 종업원의 만족
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종업원들은 자신이 떠맡아야 하는 새로운 책임 때문에 두려워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왜냐하면 기록의 오류로 인한 피
해는 종업원들에게 직접 귀착될 뿐 아니라 그 책임 역시 하소연할 곳
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종업원들은 편리하다기 보다는 부
담스러운 업무를 떠맡은 셈이 된다. 실수를 할 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오는 선택을 해야 하는 부담 속에서 컴퓨터를 잘 다루는 동료에
비해 낮은 가치의 프로그램만을 선택하거나, 필요성이 높지 않지만
복잡하지 않은 과정을 거치는 선택을 하기 쉽다. 따라서 이런 입장에
처한 종업원들이 임파워먼트되고 만족도가 높아질리 만무하다.
▲e-HRM을 도입하면 인사 부서가 전략적 기능에 전념할 수 있다?
e-HRM 체제 구축을 시도한 많은 기업들은 가장 큰 장애 요인 중 하나
로 기존 HRM 부서의 저항을 들고 있다. HRM 담당 인력들은 조직내에
서의 위상이 불안정해지고 개인적 역할이 소멸되는 것을 불안해 하기
때문에 e-HRM 체제 구축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e-HRM은 비용 절감에 관심이 많은 경영자의 시각과 시스템의
불안정성, 종업원의 사용 미숙, 스탭 조직의 리엔지니어링 추세와 맞
물리면서 HRM의 전략적 기능 강화라는 명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가 많다고 한다. e-HRM 체제 구축을 컨설팅하는 LifeMap
communication의 암브로스 회장은 이러한 이유로 e-HRM 체제 구축이
단지 지원 서비스를 ‘전산화’하는 수준에 그치는 기업이 많다고 경
고한 바 있다.
200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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